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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by 황규석

신인 김기덕 감독의 데뷔작품 <악어>는 정말 놀라운 한국 영화의 변화를 보여준 영화다. 조재현이라는 배우의 연기 변신이 놀랍다. 저예산이라는 가장 큰 악조건 속에서도 뭔가 진하게 와닿는 좋은 영화를 만든 젊은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영화의 특징은 우선 소재의 특이함에 있다.


어느 누구도 한강에서 자살한 사람의 시체를 등쳐먹는 일을 하는 인간, 그러니까 그러한 행동처럼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을 영화의 주인공으로 삼고 싶었을까? 영화는 악어와 악어새와의 이로운 공생이 아니다. 희뿌연 한강을 뭍으로 살아가면서 물에 빠지는 인간이라는 나약하고 야비한 동물과의 공생을 그린 작품이다.


이야기는 현정이라는 미모의 젊은 여자가 익사 직전에 구조되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악어의 육욕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녀는 남자에게서 버림받은 상처로 그곳에서 앵벌이 소년과 깡통과 병을 팔아서 살아가는 할아버지와 함께 악어의 식구가 된다.


여기서 여자 주인공의 연기호흡이 악어역의 조재현과 할아버지역의 전무송과는 좀 끊어지고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그렇게 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는 아무래도 연기 경험이 없는 신인 여배우라서 그렇지 않을까. 아무래도 연기 경험이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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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눈물 많은 걷기 중독자. 복종에 익숙한 을. 평생 을로 살아갈 예정. 전 영화세상, 대전 씨네마떼크 컬트 대표. 전방위 무규칙 잡종 글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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