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이른 퇴근길
전철 4개 정거장을 걸었다.
도곡역에서 구룡역, 개포역, 대모산역까지
양재천 산책로를 걸었다.
겨울은 앙상한 메마르고 가지 때문에
건물의 윤곽이 잘 드러난다.
대치동 타워 팰리스가 보인다.
30평대 제일 작은 평수의 전셋값만 해도 수십억 가까이 되는
정말 비싼 고층 아파트.
정말 저런 곳에 살려면 얼마나 부자여야 하는지.
하지만 그들 부자들의 삶을 쫓아가거나
부럽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전혀 없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냥
단순하면서도 심플하게 적게 벌어도
그냥 내 형편에 맞게 살고 싶다.
작고 소소한 행복을 찾고
발견하면서 말이다.
또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여하튼 양재천에 비춘 주상복합 아파트의 모습은
정말이지 볼 때마다 너무 아름답다.
나뭇가지를 보니 서서히 봄을 준비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저기에 사는 사람들 중에 나처럼 그런 작은 냇가에 비친 모습을
여유롭게 감상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나는 겨울바람을 안고
사부작사부작 느리게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떼고 있다.
그것이 그저 감사하고 행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