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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이 Mar 03. 2020

이동식 주택의 소소한 DIY②

현관 계단 만들기

이동식 주택이 30cm의 기초석 위에 떠 있어 출입에 애로가 있다.
더군다나 지면에서 현관문까지 높이가 60cm나 되니 계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선 응급조치로 주변의 블록 3장을 이용해 계단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보기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하다.

그래서 엊그제 건물 하부 공간을 메꾼 데크로 계단을 만들다 실패해서 모두 부숴버렸다.
목재 두께가 21mm로 너무 얇아 힘을 받지 못했다.





목재상에서 계단 제작용 방부재(89×285×3600mm, 장당 27,000원) 1장을 샀다.
길이가 3.6m라 칸티에 실을 수 없어 현장에서 직소기로 재단했다.




미리 필요한 치수를 계산해서 갔다.

*계단 날개 : 900mm×양옆 2개=1800mm(양 끝은 30도 기울기로 150mm 절단해 계단 총길이는 750mm, 계단 높이는 600mm)
*계단 : 600mm×3개=1800mm

돌아오면서 철물점에서 방부용 피스(65mm) 50개를 사려는데 봉지 단위로 판매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수백 개가 든 한 봉지를 샀다.
큰 피스는 건축 현장용으로 봉지를 뜯으면 낱개로 사 가는 분이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아줌씨의 말에 수긍이 가기도 했다.




아지트에 돌아와 나머지 세밀하게 재단하고 계단이 견고하도록 계단 밑에 덧댈 데크도 재단했다.
짝을 맞춰 피스를 박는데 혼자 하려니 힘들다.

누군가 옆에서 붙잡아주면 좋으련만 마눌님은 어제 고우홈 해서 펜이만의 몫이다.
그래도 데크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마감할 수 있어 다행이다.




설치해놓고 보니 그럴듯하다.
하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이다.

올라갈 땐 괜찮은데 내려올 땐 약간 급경사라 계단 발판이 작다는 느낌이다.
세 계단밖에 안 되니 나중에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밤새 고민한 흔적... 45도 경사로 1/10 축소한 그림이다.

당초 계획대로 방부목 2장을 사서 더 완만하게 만들었더라면 완벽한 계단이 됐을 텐데...
시행착오가 또 다른 명작을 남기리라 생각한다.

최근 캠핑카부터 아지트에 이것저것 다이하면서 내 몸에 아버님의 유전자가 대물림됐음을 느낄 수 있다.
아버님께서는 젊은 날 공직에 계셨지만 대부분 대목수로 인생을 살아오셨다.

오늘따라 아버님의 손길이 그립다.
천국에서 어머님과 손주와 함께 잘 지내고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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