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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이 Jan 09. 2019

아들아...

아들아... 잘 있니?


네가 너무 보고 싶어 지난 월요일 너 보러 갔다.

네가 있는 영락공원은 따사로운 봄볕을 받아 만물이 생동하더구나

제주에서 오자마자 가려고 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됐네

핑계 같지? 미안하고...

그동안 친구들이 많이 왔다 갔더라

포스잇 글이 많은 걸 보니

아들은 심심치 않겠구나

친구가 많아서

네 얼굴을 어루만져도 차가운 사진의 미끈거림만 있구나

따스한 너의 얼굴을 어루만져 보고도 싶고

갈비뼈가 으스러지도록 안아 보고도 싶고

눈이 시리도록 눈싸움도 하고 싶구나 아들아...

너는 그저 무심하게 웃고만 있더구나

속절없는 눈물만 하염없이 흐른다.

사랑하는 아들아...

어제는 엄마 기분 좀 풀어 주려고 조대 장미원에 갔어

화려한 색상의 활짝 핀 장미가 온 세상을 수놓고 그 향기는 코를 찌르더라

너도 예전에 몇 번 와봤잖아

기억나지?

너 또래들이 인생샷 찍기에 여념이 없더라

그런데 야속하게도 우리 아들은 없더라...

2011년 5월 어느 날(12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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