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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이 Jan 09. 2019

한없이 그리운 아들..

한없이 그리운 아들...

오늘은 아빠가 모임이 있어 목포에 왔어.


일부러 모임 시간 보다 일찍 갓바위 주차장에 왔거든.

아들과의 추억을 곱씹기 위해서지.


지난여름 아들과 함께 1박 2일 갈치 낚시하러 왔었잖아?

기억나지?


그때 갈치 한 마리 밖에 못 잡는 초라한 성적이었지.

그렇지만 아들에게 낚시 방법 가르쳐 주며 오손도손 얘기하며 풍어를 꿈꾸었지.


고기와 인연이 없었던지 우린 쉽게 포기했어.

다음을 기약하고 밤에 갓바위 주차장에서 단둘이 차박했지.




오늘 정말 오랜만에 술 좀 했어.

아들이 더욱 보고파서 그랬는지, 1년 만에 만나는 교육 동기들이라 그랬는지...


아들...

이해해주겠지?


회포를 풀고 꼬마캠카에서 술기운을 가라앉기 위해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을 응원했어.

아들과 함께했더라면 더욱 즐거웠을 텐데...


다행히 우리가 승리해서 기뻐.

아들도 기쁘지?


지금은 장마철이라 천둥 번개가 치면서 비가 와.

작년 차박할 때도 비가 왔었는데...


오늘은 왠지 차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처량하다.

천둥소리는 네 울음소리 같고 흔들리는 가로등 불빛은 내 마음 같기도 하고.


그립고 그리운 아들...

어젯밤 꿈에 아들을 본 것 같기도 한데...


오늘 하루 종일 곱씹어도 전혀 생각이 안 나.

왜일까...


가슴 저미도록 보고프고 또 보고픈 아들...

지금 차 안에서 아빠 옆에 아들이 그때처럼 누워있는 것 같아.

코를 골면서 말이야.




며칠 전 엄마와 함께 아들이 있는 영락공원에 갔어.

매번 아들 사진과 우리 가족 사진을 보면 하염없이 눈물이 나와...


근데 이번엔 너무 슬프더라.

그동안 가족과 친구들이 써 붙인 포스트잇 편지와 꽃이 모두 철거된 거야.


그래서 아들이 너무너무 쓸쓸하게 느껴졌어...

참 봉안당 관리자들도 무심하지?


다음에 편지랑 꽃 꼭 챙겨 올게.

약속할게...


꿈에서라도 꼭 보고픈 아들...

아빠 잘 때 작년 차박할 때처럼 아빠 옆에 살포시 누워줄래?


그러면 한 번만이라도 아들을 힘껏 안아보게.

소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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