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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이 Jan 09. 2019

아들.. 네 친구들을 만났어..

아들...

지난 주말 아들 친구들을 만났어.


캐나다 유학 중인 아들 절친 익범이가 여름방학을 맞아 귀국했대.

제일 먼저 아들을 보고 왔다더라.


자식을 먼저 보낸 친구 부모님이 걱정되어 고민 끝에 친구들끼리 함께 인사라도 드리는 것이 도리인 것 같다며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더구나.

이제 고3이지만 속이 다 들었더라.


아들 친구 다섯 명과 엄마 아빠 이렇게 또 다른 절친 선형이 어머님이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만났어.

처음 만남을 결정할 때 정말 많이 망설였다.


아들 친구들을 볼 용기가 없었거든.

특이 엄마가...


친구들을 보면 또 아들이 너무너무 사무칠 것 같아서...

하지만 친구들의 성의를 무시하면 안 될 것 같았거든.


아들이 사고 나서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있는 엿새 동안 학교도 조퇴하고 아들 옆에서 날밤 새웠던 친구들이잖아.

그리고 장례식장을 지켜주고 장지까지 함께해준 고마운 친구였잖아.


특히 캐나다에 있던 친구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듣고 아들을 보기 위해 단숨에 날아왔잖아.

다른 지역에 여행 중이라 비행기를 쉽게 못 잡아 거의 사흘 만에 너를 만날 수 있었지.


물론 아들은 사경을 헤매고 있었지만...

그 친구를 마지막 본 것으로 아들에게 붙어 있던 의료기 숫자판은 급속도로 곤두박질치고...




다섯 명 모두 의젓하고 잘 생겼더구나.

두 테이블에 일곱 명이 앉으니 나머지 한 자리가 너무나 허전했어.


빈자리에 아들이 앉아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웃고 떠들어야 하는데...

왜 우리 아들은 없지...


음식을 먹는건지 울음을 먹는건지...

간신히 참아가며 먹는데 결국 엄마는...


그렇게 친구들을 통해 아들의 지난날을 회상할 수 있어 좋았어.

물론 아들 뒷담화도 들을 수 있었고...


그렇게 아들 친구들 얼굴을 보고 헤어졌지만 그다음이 너무 힘들더라...

결국 어제 엄마와 아빠는 아들이 너무나도 사무치게 보고 싶어졌어.


아들을 보고픈 그리운 마음에 한 잔 두 잔 기울이다 보니 감정을 억제할 수 없더구나...

아들이 마지막 집을 떠나기 전 우리 셋이 나누었던 얘기가 마지막이 될 줄이야...


그래서 어젯밤 대성통곡하며 아들 이름을 엄마 아빠가 한없이 불렀어.

그런데 대답도 없고 얼굴도 안 보이고...


친구들 얘기론 아들이 친구들 꿈에 자주 나온다던데 아빠에겐 왜 안 보여주니...

사랑하는 아들...


한없이 그립고 그리운 아들...

정말 보고 싶다.


오늘 밤엔 꼭 나와주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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