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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이 Jan 11. 2019

아들...참 오랜만이다

아들...

참 오랜만이다.


미안해...

자주 보러 온다고 했는데 한 달 만에 와서.


백 년 만의 찜통더위라는데 하나님 나라는 어떠니?

여긴 너무 더워서 적응이 잘 안돼.


아들 덕분에 맘팜 그리고 두 누나들 잘 있어.

우린 걱정하지 말고 너만 잘 있으면 돼.


며칠 전 꿈에 아들을 봤어.

무쟈게 보고 싶었는데 5초도 안 되는 것 같더라.


무슨 꿈인지 아니?

아들이 왔다 갔으니 너는 알 거야.


아들이 공부한다며 책 사 가지고 왔더라ㅎ

속차렸니ㅎ


더 오랫동안 얼굴 좀 보여주지...

얼굴도 자세히 안 보여주고 말도 못 나누고...


암튼 너무 오랜만에 나타나줘서 고마워 아들.

이번이 세 번짼데 더 자주 보여줘~


작별의 인사도 없이 홀연히 떠난 지 벌써 7개월이 지났구나.

세월 참 빠르지?


요즘 날이 너무 더워 연일 최고기온 기록 경신 중이야.

집에만 있기엔 너무 덥고 특별한 일이 없으니 자꾸 엉뚱한 생각이 나곤 해...


사실 아들 없는 세상을 산다는 게 넘 힘들어...

집 주변에 아들 흔적이나 아들과 비슷한 또래를 보는 게 넘 힘들어.


그래서 7월 11일부터 맘팜이 꼬마캠카 몰고 정처 없이 여기저기 떠돌거든.

현실을 도피해 낯선 곳을 찾아 걍 몸을 던진다고 해야 하나...


물론 무더위도 좇고.

그러다 집 생각나면 들어왔다가 하루 이틀 만에 또 나가거든.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해보고

이런저런 사람 만나 대화하면서 우울증도 조금 해소되는 것 같아.


참 아들!

이번에 꼬마캠카에서 중형버스캠카로 업글했어.


지난여름휴가 때 제주도에서 꼬마캠카에서 북적거리며 보냈잖아.

업글하니 넓어서 참 좋아.


맘이 폐소공포증이 조금 있어서 맘이 너무 원하고 팜이 밀어준 거야.

아들도 함께하면 좋을 텐데...


맘팜이 버스캠카에 잘 때 놀러 와~

같이 캠핑도 하고 함께 자게.


오늘 아들 보러 영락공원에 갔어.

오후 늦게 갔더니 한적하더라.


약속한 대로 화분 하나 꽃송이 하나

그리고 못다 한 편지 하나


아들 영정사진과 가족사진의 아들 얼굴을 어루만지고 또 어루만져도 따스함이 없어서 한없이 울다 왔어.

어떻게 하면 너의 체온을 느낄 수 있을까...


우리 서로 어서 봐야 하는데...

아들 조금만 기다려.


두 누나에게 부모로서 임무 다하면 그때 그때 보자...

아들 캐나다 절친 익범이와 다른 친구가 다녀갔는지 편지도 남겨놨더구나.


추모관에 문자 보내면 대형 스크린에 문구가 뜨는데  그거 한 번 해봤어.

아들을 더 추억할 수 있어 좋더라.


마음도 함께 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들 다음에 또 만나러 올게.


꿈에 자주 얼굴도 좀 보여주고.


아들 건우야 너무너무 보고 싶다!
아들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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