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펜이 Jan 11. 2019

깨진 너의 휴대폰을 보고...

사무치게 그리운 아들...

어제오늘 모처럼 집에서 쉬었어.


사람은 한가하면 헛생각이 난다더니 딱 맞구나.

어디에 있든지 무시로 네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책장 깊숙이 넣어뒀던 네 휴대폰을 갑자기 보게 됐어.

집에 있을 때 아들이 생각나면 수시로 꺼내 보곤 했거든.


오늘따라 깨진 네 휴대폰이 가슴 한켠을 후벼 파는구나.

난도질하는 것처럼...


이렇게 이별이 쉽게 올 줄 알았더라면 새것으로 바꿔줄 텐데...

그러면 친구들 앞에서 기죽을 일 없었을 텐데...


정말 미안하구나...

아들이 떠나고 아빠는 용량이 적다며 최신 기종으로 바꾸고 정작 아들 것은 등한시 했으니...


"있을 때 잘해"란 말이 왜 이리 가슴을 파고드니...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이 숨 쉴 때 새 폰으로 바꿔줄 걸...


으스러지게 안고픈 아들...

정말 후회되는구나.


아들 휴대폰에 답하지 못한 페메와 카톡이 가득하구나.

이를 어떡하냐...


답을 해줄 수도 없고..

아들을 보고 싶다는 친구들의 메시지에 또 한 번 볼이 적셔진다.


아들과 함께 찍었던 사진으로 우정을 표시한 친구들도 있더구나.

주용이 친구의 애절한 마음에 아빠가 죄인 같구나...


휴대폰 안에 아들의 또 다른 세계를 보면서 깊은 상념에 빠져본다.

누군가는 아들의 프라이버시 침해라 하겠지만 아빠는 이렇게라도 아들과 교감하고 싶어...


간질 나게 볼에 부비부비하고 싶은 아들...

아들의 손때 묻은 휴대폰을 이리저리 만져봐도 네 따스함은 없구나.


사랑하는 가족과 통화를 하고 톡을 하고 아들과 24시간 붙어있었던 네 휴대폰...

지금은 폰의 기능보다는 아들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하게 아빠의 마음 한구석을 채워주는 소중한 유품이 되었구나...


아들 휴대폰과 아빠 휴대폰을 마주 보게 겹쳐본다.

서로 통화하라고...


근데 아무 소리도 안 들려.

일방 신호만 가능한 휴대폰에 또 한 번 억장이 무너진다...


사랑하는 아들

보고 싶다.


밤에 전화할게

받아라 아들...



매거진의 이전글 보고 싶다 아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