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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이 Jan 12. 2019

1년 만에 받아본 우편물

오전에 한 통의 우편물을 받았다.
눈에 익숙한 행정 봉투다.

학교에서 등기우편으로 날아왔다.

수신인이 아들 이름이다.

이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컹했다.

'무슨 일이지? 올리가 없는데...'

조심히 칼로 봉투를 땄다.


재입학(복학) 학교생활 적응 교육 실시 안내


내용을 살펴보니 학업을 중단한 아이들에게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교육 안내문이다.

어떻게 해서 아들에게 이런 우편물이 왔을까?

꼭 작년 이맘때 담임 선생님이 필요하다 해서 사망진단서를 보냈는데...

물론 그 선생님도 아들 조문을 와서 모두 아는 사실이었다.

편지를 받아보고 가슴이 두방망이질해서 정신이 아찔했다.

아들이 이 세상에 있어서 다시 복학만 해도 소원이 없겠다.

아니 사람 구실 못 해도 살아만 있다면...

중환자실에서 아내는 의식 없는 아들의 얼굴을 비비면서 눈물로 하소연을 했었다.


건우야...
식물인간이 되어도 좋으니
엄마 곁에만 있어 다오...


그러면서 이승과 저승을 달리했는데...

벌써 1년이라는 최악의 고통 속에서 버텨왔는데...

학교에서 이렇게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가슴에 비수를 꽂다니 너무 당황스럽다.

그래서 학교 담당자에게 전화했다.

자초지종으로 조용히 사정 얘기를 했다.

담당자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연방 죄송하다며 읊조렸다.

다시는 이런 실수하지 마라며 신신당부했다.

못난 부모가 아들을 두 번 죽인 샘이다.

아들 떠난 지 삼 개월이던가...

아들이 평소 다니던 치과병원에서 그간 치료 받은 거 재확인해야 하니 내원하라는 전화였다.

그러잖아도 불현듯 떠나간 아들이 무쟈게 보고 싶은데 전화는 화마에 기름 붓는 격이었다.

그래도 마음을 진정시키며 대답했다.


아들이...
아들이 ...
멀리 유학 갔어요.
당분간 오기 힘들어요...


또 전화 올까 두려웠는데 이번엔 학교에서...

오늘 하루종일 우울한 날이 되겄다.


보고 싶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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