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펜이 Jan 12. 2019

아들이 인도한 곳

마눌님과 딸내미가 약속이 있다며 하나둘 빠져나간다.

숙박을 전제로...


주말 아침 덩그러니 나 홀로 남았다.

아니 반려견 라떼와 단둘이...


그래서 오기 발동!

펜이도 느즈막이 점심을 먹고 도시락(?)을 쌌다.


마눌님이 집에 없는 동안 먹으라며 해놓은 밥과 시래깃국, 익은 김장김치와 몇 가지 반찬을.

마트에 들러 생수와 이것저것 안고 칸티로 라떼와 함께 정처 없이 출발한다.


겨울 날씨라 조금이라도 따뜻한 남으로 남으로 향한다.

도착한 곳은 전남 제1의 도시 목포.


작년 초가을 아들과 함께 차박했던 갓바위 앞 달맞이 공원 주차장으로...

당시 갈치 낚시 갔다가 조과 없이 실갈치 한 마리 잡고 이곳에서 비 오는 밤을 함께 보냈었다.


나도 모르게 왔다.

아들이 이끌었을까...


아들의 코골이를 들으며 잠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나 눈시울이 시큰거리고 가슴이 미어진다.

함께 간 라떼는 속절없이 공놀이해달라며 보챈다.


스카이창으로 비추는 달빛이 서럽게 내려앉는다.

티비에서 울리는 소리는 소음이다.


안고프다.

내 사랑 아들아...

매거진의 이전글 1년 만에 받아본 우편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