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방산 유람선__해학적인 해설에 모두가 박장대소, 멋진 풍경에 또 한번 뿅~
3박 4일간의 처제 가족의 제주 여행이 끝났다.
넷이 있다가 둘이 가버리니 휑하다.
날씨도 좋으니 오후에 산방산 유람선이나 타자며 예약했다.
네이버로 예약하면 승선료 16,000원을 10,000원에 예약할 수 있다.
유람선터미널에 도착해 별도로 해상공원 입장료 1,000원, 터미널 이용료 500원을 결재하면 된다.
제주도민은 해상공원 입장료가 면제~
다시 말해 펜이는 17,500원을 10,500원에 유람선을 탄 것이다.
화순항의 산방산 유람선 매표소에서 승선 신고와 승선권을 발급받았다.
유람선은 하루 세 번 운항한다.
11:00, 12:10, 15:20(작년 봄이라 시간 확인이 필요하다)
우리 부부는 마지막 배를 탔다.
때가 되니 어디선가 많은 관광객이 배에 올라탔다.
승선 인원은 400여 명이다.
화순항을 출발해 용머리 해안과 대장금 촬영지인 사계 해변, 송악산 절벽의 일본군 진지와 기암절벽, 신기하게 생긴 형제 바위를 거쳐 1시간 만에 돌아왔다.
해설가의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입담에 남녀노소 모두 박장대소하며 스트레스 제대로 해소했다.
이 년 전 올레 완주할 때도 탔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입담 하나는 끝내줬다.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 앞에 청보리 축제가 한창인 키 작은 가파도가 손에 잡힐 듯 드리워졌다.
대한민국 최남단 섬 마라도도 고개를 내밀었다.
귀가 즐겁고 눈이 깨끗해지고 마음이 텅 비워지는 산방산 유람선은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한국의 그랜드캐니언__용머리 해안
올레 9코스 대평 포구의 박수기정의 멋진 절벽을 보러 갔으나 석양의 역광 때문에 반감되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용머리 해안을 찾았다.
용머리 해안은 응회암이 만든 기암괴석의 절경이다.
썰물 절정기인 오후 2시가 넘어 관람했다.
물 때가 매일매일 다르니 확인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입장료는 2,000원이나 역시 도민은 면제다.
매표 마감 시간이 오후 5시 40분인데 마감 20분 전에 겨우 입장했다.
응회암이 만든 자연의 작품에 신기해서 해안을 돌며 한참 넋을 놓고 바라봤다.
마눌님도 얘들 보여주게 사진과 동영상 찍으라며 재촉이다.
코발트 잉크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하늘과 바다 그리고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같은 기이한 절벽에 오길 잘했다며 마눌님 싱글벙글이다.
여행하며 모처럼 로또 맞은 기분이었다.
직접 잡은 뿔소라와 붉은 해삼을 좌판에 벌인 해녀 할머니들이 몇 분 계셨다.
그래서 10,000원어치 한 접시를 주문해서 싱싱한 해물을 즉석에서 맛봤다.
쫄깃쫄깃한 식감에 바다 내음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바로 이 맛이야!"
작년 올레를 걸으며 물질하는 해녀분을 네 번 만났었다.
하지만 갓 잡은 해산물을 먹어보지 못해 매우 아쉬웠었다.
이제야 소원을 풀었다.
해녀 할머니와 일부러 몇 마디 대화를 나눴다.
제주어가 섞인 대화에 눈치와 몇 가지 아는 단어로 해석해야 했다.
안덕면 사계리에 나고 자라 열일곱에 해녀가 되어 평생 물질하며 살아왔단다.
올해 거의 팔십이 다 되었는데 지금도 물질을 하신단다.
사계 해변에서 형제섬까지 물질해가며 해산물을 직접 잡은 것이다.
해녀 할머니의 수고와 건강을 바라며 우리는 하루의 피로를 풀러 갔다.
바로 산방산 탄산온천이다.
온천욕하면서 설명서를 읽어보니 몸에 좋단다.
29~32도의 원수탕은 마치 거품을 내다 이내 사라지는 사이다처럼 몸이 움직일 때마다 거품이 생겼다 사라지곤 했다.
온탕과 원수탕을 번갈아 가며 탄산수의 신비로움에 피로가 더 빨리 풀리는 것 같다.
기분 탓일까ㅎ
제주 도피 생활도 이제 달포를 넘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