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제주 도피 D+16 추억과 힐링 여행

추억 여행지 '선녀와 나무꾼' 그리고 천 년의 '비자림'

by 펜이
7080 추억 속으로 빠져봅시다!__선녀와 나무꾼


선녀와 나무꾼의 연못

처제 가족을 보내고 또다시 둘만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정오가 넘어 한라산 중턱을 넘어간다.


서귀포에서 제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해안도로 아니면 한라산 옆을 끼고 돌아야 한다.

날로 짙어져 가는 연녹색 숲길이 구불구불하게 나타난다.


한여름엔 나무 터널을 이뤄 시원했었다.

아직 그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완만하게 경사진 도로는 드라이브하기에 딱 좋다.


선녀와 나무꾼 입구 서울역 모형

이렇게 한 시간여를 달려 '선녀와 나무꾼'에 도착했다.

70~80년대뿐만 아니라 옛것이라면 모조리 있는 추억 여행이 가능한 곳이다.


펜이 어렸을 적에 했던 모습들이 조형물과 그림 또는 실제 모습이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딱지치기, 말뚝박기, 구슬, 썰매 등등

딱지 하면 또 김딱지가ㅋ, 실감나는 말뚝박기 그때 우리는 말좃박기라 했지ㅋ 저렇게 높이 뛰어 날라야 등짝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부끄러버라ㅎ, 튀밥 튀는 아저씨

70년대의 실제 크기 모습 그대로 재현해놓은 국민학교 교실을 보고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대도시 출신 펜이는 교실이 적어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 2부제 수업을 했었다.


70여 명이 함께 공부하는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이었다.

그곳의 추억을 더듬는 찰나 바로 옆 교실는 중고딩 시절로 돌아가 그때의 추억 속으로 흠뻑 빠져들었다.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 저마다 표정이 재밌다
벌서는 아이들과 인증샷
당시 고딩 모습, "오라이"하며 차장이 땅!땅!땅! 두드리면 출발하는 버스

검정 교복과 모자, 난로에 올려놓은 친구들의 양은 도시락, 책상과 걸상, 칠판과 교탁이 그대로 있다.

교복과 모자를 보자마자 입고 인증샷을 남겼다.


마눌님과 펜이 40년 전으로 돌아가 10대가 된 기분이다.

이런 때가 있었나 하는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니 신나는 음악이 공간을 뒤흔든다.

다방과 전당포, 디스코텍이 있어 밤거리가 밝다
콩쿨대회 앞에서 너도나도 부르겠다는 5060 아즈매들

일명 디스코텍이다.

지금의 나이트클럽!


아줌마 한 무리가 그때를 회상하며 반주기를 누르니 노래가 흘러나왔다.

모두 따라 부르며 7080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 여행 속으로 깊이 빠져들었다.

내무반의 추억
추억의 연탄불과 시골 장터 모습
작두샘 일명 뽐뿌샘, 한 방에 이렇게 잤지ㅎ

전시장을 돌며 조형물을 통해 당시 어려운 생활상이 그대로 조명되었다.

당시의 군대 생활을 재조명한 내무반도 볼 수 있다.


실제 토끼가 귀엽게을 먹는 모습은 자칫 놓치기 쉽다.

귀신 나오는 공포의 집을 통과할 땐 머리끝이 쭈뼛쭈뼛 서기도 해 괜히 큰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귀신 체험 공포의 집
공포의 집 내부

드넓은 부지에 체험공간과 자연을 조화롭게 꾸며놨다.

오랜만에 추억 돋기에 충분했다.


입장료는 11,000원, 네이버 예약은 9,200원이다.

제주도민인 펜이 부부는 신분증 확인으로 1인당 7,700원에 현장 구매 입장했다.




걸으면 절로 힐링 되는 힐링의 대명사!__천년의 숲 비자림


추억의 여운을 뒤로하고 비자림을 찾았다.

비자림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주차 행렬을 보면 알 수 있다.


넓은 입구에서 많은 사람을 따라 들어가다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발견했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의 해설을 들으며 이동했다.

숲해설가 어르신
100년 전 벼락 맞은 비자나무, 암수 연리목이다

펜이 부부도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비자나무에 대해 비자림에 대해 곶자왈에 대해 귀에 속속 들어오게 해설을 해주셨다.

암수 연리목으로 100여 년 전 벼락 맞은 비자나무를 신기하듯 바라본다.

해설가가 알려줘 알게 된 새우란과 수령이 백년 단위인 고사목 비자나무
척박한 돌에서 자라기 위해 밑동을 여러 갈래로 나눈 비자나무, 그들의 생존법칙이다

생존본능을 위한 나무의 특성상 가지가 서로 잇는 연리지는 보기 힘들어도 연리목은 흔하단다.

또한, 비자나무 기둥밑동이 여러 갈래인 것은 화산섬인 제주에 흙이 귀하고 돌이 많아 생존의 DNA를 전하는 후계목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작년 곶자왈의 올레를 걸으며 생긴 의문이 풀렸다.

'곶자왈'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뜻한다.

곶자왈 오솔길

비자나무는 속성수가 아니라 기둥이 조그마한 크기여도 몇십 년생은 된다고 한다.

실제로 고사목의 밑동 나이테를 볼 수 있었는데 무려 100년 단위에 혀를 내둘렀다.


500살 넘은 비자나무만 2,800그루가 넘는다고 한다.

그래서 문화재청에 관리하고 있단다.

독성을 가진 천남성, 봄에는 코브라처럼 생긴 꽃이, 가을엔 먹음스러운 빨간 열매가 열린다

봄에는 코브라처럼 꽃이 올라오고 가을에는 빨간 열매로 뭇 사람들을 유혹하는 식물이 있으니 절대 따먹지 말라는 당부까지 하신다.

바로 유독성이 있는 '천남성'이다.


마지막 되돌아 나오는 곳에 아주 특별한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비자림에서 최고 나이 많으신 비자나무 할 할 할아버지다.

970살 비자나무

무려 연세가 970살!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무성한 가지에 드리워진 그늘이 드넓다.


또한, 조금 더 가면 2000. 1. 1일에 '새천년 비자나무'로 지정한 나무가 있다.

1189년생이니 830살이 넘었다.

830살 새천년 비자나무

키는 14m, 굵기는 어른 팔의 네 아름으로 1만 그루 비자림 중 가장 굵다고 한다.

비자나무의 터줏대감인 셈이다.


또한, 여기서도 연리목을 볼 수 있다.

바로 '비자나무 사랑나무'로 암수가 아닌 수나무가 서로 얽힌 아주 특별한 비자나무다.

수놈끼리 만난 연리목 비자나무

이렇게 숲 사이로 전해져오는 산들바람을 맞으며 곶자왈의 오솔길을 걷는 사람들의 표정은 행복하기 그지없다.

어르신의 해설을 들으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으니 절로 힐링 되는 느낌이다.


자연은 인간에게 조건 없이 무한하게 주는데 우리는? 하는 의구심을 가지며 출구를 빠져나왔다.

짧은 코스 40분, 긴 코스 60~80분이나 우린 100분 정도 걸었다.

여름은 여름대로 시원하겠지만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봄에 찾으면 산림욕 하는데 더 좋을 것 같다.


입장료는 1,500원으로 아주 저렴하다.

여기서도 제주도민은 무료다.


오늘 하루는 느긋한 일정에 추억을 곱씹을 수 있어 좋았고 산림욕에 힐링하는 하루로 추억된 날이다.

내일 저녁은 두 딸내미가 내려온다니 벌써 설레발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