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제주 도피 D+14 도피는 아무것도 안 하고 꼭꼭 숨기

꼭꼭 숨어 '덕구' 영화 보기

by 펜이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어제 무리한 탓이다.


무려 11시간 행군에 운전만 네댓 시간 했으니ㅜㅜ

제주에 와서 두 번째 쉼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인데 아침을 일찍 먹었다.

처제 가족이 일찌감치 제주 탐방에 나선 탓이다.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 지난번 속골에서 물고기 잡다 고장난 그물과 씨름하다 한나절 보냈다.

결국 고치지도 못하고...


점심을 간단히 먹고 나니 마눌님이 마트에 가잖다.

그래서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 간 김에 영화나 보자고 급제안 했더니 오케이다.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내에 있는 롯데시네마에서 '덕구'를 봤다.

제주에 도피하면서 벌써 두 번째 영화다.


다문화 가정과 조손 가정의 애환을 그렸는데 가슴이 찡했다.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웅변 실력으로 길거리에서 엄마를 찾는 호소력에 순간 눈물이 주르르다.


할아버지의 깊어가는 병세 때문에 두 손자의 위탁이 결정되고...

할아버지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어린 두 손자의 하염없는 눈물에 또다시 주르르다.


남자는 나이 먹을수록 여자가 돼간다는데 틀린 말이 아닌갑다.

다행히 인도네시아 출신 엄마가 돌아와 해피엔딩을 암시하며 영화는 끝났다.


아련함을 뒤로 하고 인근 대형마트에서 저녁에 올 처제 가족을 위해 장을 봤다.

흑돼지 목살과 삼겹살로 푸짐한 저녁이 되었다.


20180417_153245.jpg 제주 월드컵경기장
2018-04-17-14-01-58.jpg 덕구
2018-04-17-14-23-41.jpg 이순재 할아버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