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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피 D+13 도피한 부부를 위한 위로

처제 가족과 함께한 제주의 자연

by 펜이
노루의 순진무구한 눈망울에 마음을 빼앗기다__노루생태관찰원


언니가 제주 도피 생활한다는 소식을 듣고 처제와 조카가 위로하기 위해 제주를 찾았다.

속마음은 본인들의 힐링을 위해서일 것이다.


간밤에 숙소에서 함께 묵고 제주 이곳저곳을 찾았다.

졸지에 형부인 펜이가 가이드가 됐다.


밀폐된 공간보다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확 트인 곳으로 안내했다.

초딩인 조카를 위해 노루생태관찰원에서 노루 먹이 주기 체험을 했다.


노루의 순진한 눈망울에 펜이까지 순진무구해졌다.

동물에 마음을 빼앗기긴 또 얼마만인가ㅎ

20180416_124516.jpg 순진무구한 노루의 눈망울
노루 먹이 주기




<힐링>이란 단어가 처음 만들어진 곳일까?__사려니숲길


피톤치드의 대명사 사려니숲길을 함께 걸었다.

약간은 쌀쌀한 날씨지만 새들의 노랫소리에 절로 힐링되는 느낌이다.


짝짓기철인지 까마귀들은 암컷을 찾아 두세 마리 수컷이 술래잡기하듯 나뭇가지 사이를 비상했다.

사람이나 새들이나 음양의 조화는 같나 보다.


편백숲에 안긴 처제 가족의 좋아하는 모습에 가이드로서 다행이다 싶다.

처제는 막내와의 추억여행을 눈에 담으려는 듯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사려니숲과 추억




제주의 숨은 드라이브 코스__녹산로 유채꽃 도로


한 시간여 숲 내음을 맡고 녹산로 유채꽃 도로를 드라이브했다.

일주일 전보다 꽃이 조금 지긴 했지만 샛노람과 녹색 이파리와 푸른 하늘은 대지에 물감을 뿌려놓은 듯 화사했다.


수만 평의 유채꽃 축제장은 축제는 끝났지만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았다.

코발트 빛 하늘에 커다란 세 팔을 벌려 지구를 비행시킬 듯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20180417_205615.jpg 녹산로 유채꽃
20180416_143512.jpg 풍력발전기와 유채꽃




시원달콤에 푹 빠진 한라봉 아이스크림__문개항아리 카페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전에 마눌님과 같이 가본 문개항아리 카페를 찾았다.

예전에 한라봉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에 푹 빠져 제주 여러 곳에서 찾았으나 없어 다시 찾은 것이다.


톡톡 튈 듯한 한라봉의 노란 과즙과 하얀 크림처럼 생긴 아큼의 조화는 시원달콤함에 혀가 춤을 춘다.

혀끝의 달콤함이 지속하길 부질없는 생각을 하며 함덕해수욕장으로 이끌었다.


20180416_153511.jpg 빛깔도 곱고 먹음직스러운 한라봉 아이스크림




에메랄드빛에 지을 수 없는 추억을 곱씹다__함덕해수욕장


에메랄드 바다 빛은 작년 여름처럼 여전했다.

하얀 속살을 드러낸 물빛은 투명 유리 그 자체였다.


모래사장을 거닐수록 작년 여름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돌아올 수 없는 별이 된 막내와의 추억들...


고무 튜브를 끼고 물에서 하염없이 물장구치고 헤엄을 치던 녀석이었다.

놀고 나면 하염없이 먹던 녀석...


꼬마캠카와 텐트에서 누나와 새우잠을 자던 녀석...

어린 조카를 보니 더욱 간절하다.


생각을 들킬세라 초점은 후다닥 허공을 헤맨다.

갈매기가 위로하듯 머리 위로 한 바퀴 돌고 수평선으로 멀어졌다.


함덕해수욕장
그리고 흔적 남기기




제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흑돼지 짬뽕, 문어 짬뽕__모슬포 짬뽕상회


제주 북부의 약간 흐린 날을 원망하며 며칠 전 봤던 신창풍차해안도로의 일몰을 그리며 모슬포 짬뽕상회로 운전대를 잡았다.


제주 서부의 일몰 희망은 희미해지는 태양처럼 점점 사그라졌다.

1시간 이상을 달려 모슬포 흑돼지 짬뽕 가게에 들렀다.


작년 봄에 나 홀로 올레 걸으며 발견한 맛집을 작년 여름휴가 때 마눌님을 데리고 가서 맛집으로 인정받았다.

그래서 처제에게도 같은 맛을 보여주고 싶었다.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흑돼지 짬뽕이나 문어 짬뽕의 맛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부부 단둘이 다니다 처제 가족과 함께하니 북적북적 생기가 돌아 새로운 맛이다.


아침 9시 30분부터 시작된 여정은 밤 8시가 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제주 섬을 동서남북 지그재그로 운전한 펜이 샤워 후 톡 떨어졌다.


흑돼지 짬뽕(좌)과 문어 짬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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