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우리의 얼굴이 각기 다르듯 각자의 삶 역시 모두 다르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삶이 있는가 하면 오후 늦게 시작되는 삶이 있고, 고정된 시간에 무언가를 해내야만 하는 삶과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삶도 있다. 하루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을 해야만 하는 삶과 비교적 덜 노동해도 되는 삶. 삶은 여러 개의 모습을 가진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갑자기 찾아왔다. 겨울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때였다. 스무 곳이 넘는 곳에 문자를 보내고 지원서를 넣었지만 답장은 어느 곳에서도 오지 않았다. 약간의 활기로 시간을 보낸 후 밤이 되면 불안이 찾아왔다. 당장 아르바이트도 구하지 못하는데 직장은 어떻게 구할 것이며, 무얼 먹고 살지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먹고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은 새벽까지 이어졌고 고민은 곧 우울함이 되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과 무력함.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라 외출도 자유롭지 않았기에, 마스크 대란이 일어 집에 마스크도 없었기에 모든 게 다 우울하게 느껴졌었다. 개강 후 다시 학교를 다니며 미래에 대한 불안은 잦아들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휴학을 선택한 것도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다. 졸업 후 내 상황이 불 보듯 뻔했기에,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나는 가장 먼저 아르바이트를 했고 돈을 모았다. 동시에 다가가고자 하는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조금씩 움직였다. 무언가를 하고 있음에도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는지, 틀린 건지 헷갈렸다. 그런 내게 언니는 놀지 않는 것만으로도 어디냐며, 잘하고 있다 말했지만 마치 지도 없는 낯선 길을 걷는 기분이 들었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려 마음먹었다가도 SNS에 들어가 타인의 삶을 엿보곤 했다. 사람들이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여가 시간엔 무얼 하며 보내는지 알고 싶었다. 모두와 같은 삶을 살지 말고 각자의 길을 가라는 사람의 말을 따르고 싶었지만 그 방법을 알기란 쉽지 않았다. 그럴수록 방향성을 가진 사람을 찾았다.
여전히 나의 하루는 두서없고 번잡하다.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 벌여놓은 일들을 수습하느라 바쁘다. 잘하고 있다 생각하다가도 두렵고, 잘 될 거라 생각하다가도 불안해진다. 불안과 두려움은 평생의 일인데, 왜 이리도 적응되지 않는지 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