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셋
내게는 두 살 터울의 언니가 있다. 사춘기 때를 제외하곤 싸운 적도, 멀리 떨어진 적도 없기에 언니는 나의 가장 오래된 친구이다. 언니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대학에 간 언니는 동기 및 선배들과 술자리를 즐기기 바빴고 나는 그런 언니가 낯설었다. 그래서 나는 괜히 언니에게 툴툴댔고 그럴 때마다 언니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언니는 방황했다. 진로와 일치하지 않는 전공은 언니에게 스트레스를 줬고 언니는 결국 휴학을 선택했다.
스무 살의 언니처럼 나 역시 신입생 시절을 즐겼다. 동기들과 친해지기 바빴고 선배들의 얼굴을 익히느라 정신이 없었다. 물론 그것도 몇 달 가지 않아 금방 열기가 식었다. 인사를 하고 얼굴을 튼 동기들은 서로 비슷한 사람과 무리를 지어 다녔고 나 역시 나와 비슷한 친구 몇 명과 조용히 학교 생활을 했다. 함께 있는 시간 보다 각자의 시간이 더 중요한 나이가 된 만큼, 또 처음인 게 많았던 때였던 만큼 나와 언니는 그 기간 동안 서로에게 잠시 소홀했었다.
스물 넷이 된 지금, 언니는 스물 여섯이 되었다. 언니는 대학을 졸업한 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며 나 역시 휴학과 동시에 게을러지지 않으려, 또 원하는 꿈에 다가가기 위하여 매일 조금씩 노력 중이다. 취업이라는 공통의 걱정을 안고 사는 만큼 나와 언니는 요즘 부쩍 가까워졌다. 서로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고민을 들어주기도 하고 함께 술을 마시기도 한다.
언니가 없는 날이면 하루가 더 길게 느껴진다. 챙겨 보는 예능 프로그램도 혼자 보면 재미가 덜 했다. 음식을 먹을 때도 어딘가 허전했고 즐거운 일이 생기면 그걸 얼른 말해주고 싶었다. 내일 약속이 있는 나를 보며 언니는 "또롱이 없으면 나 뭐하지" 하고 묻는다. 그럼 나는 "또롱이 없이도 잘 놀아!" 라고 말하며 언니를 약올린다. 언니가 없었다면 인생이 이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