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1~2주 차를 지나며 느낀 점 메모
*3/2(예비후보 등록 시작) ~11 1주차
*3/12~18 2주차
1. 정치와 선거는 다른 감수성과 규칙이 적용되는 세계다. 정치는 소통이지만, 선거는 마케팅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의 의미와 나의 진정성을 전해서 표를 받겠다는 생각은 굉장히 순수하고 순진했다. 당선되기 위해 얻어야 하는 표는 최소 7천 표(지난 선거 기준), 아무리 온라인으로 입소문을 타도 선거기간 동안 모두 만나서 대화하긴 어렵다. 내가 시간이 돼도 유권자가 바쁠 것이다.
일단 나라는 후보자가 나왔음을 알리고, 이단 내가/공약이 궁금할 때 내 콘텐츠를 전달해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일단이 안 되는데 어찌 이단이 가능할까. 일단 나를 마케팅해야 한다.
-그런데 마케팅 수단을 만드는 데 넘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갔다. 디자인 교육을 받지도, 인쇄 경험이 많지도 않아서 시행착오를 넘나 많이 겪었다. 명함디자인은 겨우겨우 하긴 했지만, 재능기부자 시민 가인님이 없었다면 1... 생각하기도 싫다 ㅎㅎㅎ
-두 번째 명함 디자인할 때는 첼렉션(지방선거 무소속 출마자 통합지원 서비스)의 홍보물 디자인 포맷을 받았으나 ppt 프로그램이 없어서 또 시간을 많이 까먹었다. 구글 프레젠테이션 파일로 편집하는데 pdf로 내보내면 그림이 이상해지더라. 키노트로 파일을 다시 켰지만 편집하는 게 넘나 불편했고 심지어 전환 중 뭐가 잘못됐는지 명함 크기도 달라졌다. 시간이 여유로웠다면 짜치지 않고 해결했겠지만, 이제서야 만드는 입장에선 ... 재능기부자 시민 가인님이 없었다면 2.... 진짜 생각하기도 싫다.
-남아있는 오프라인 마케팅 수단은... 어깨띠, 잠바, 현수막 등등인데... 현수막은 선거사무실을 구할 돈을 마련해야 가능(사무실 건물에 걸기 때문에) 한 일이지만, 펀딩이 성공할지는 모를 일. 어깨띠와 잠바는 또 어떤 자치는 일이 생길까.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스트레스 ㅠㅠ.
-구프 초반, 마케팅에 이렇게 시간을 많이 쓸지, 스트레스를 받을지 상상도 못했다. 좋은 뜻을 펼치면 될 줄 알았다. 내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깨달음- 만약 당신이 일상과 정치가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사람이라면, 정당에 소속되거나 정치 활동을 하지 않았을지라도, 충분히 직업 정치인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당신이 더 잘 할 수도 있다- 을 마구 퍼뜨리면 많은 사람이 여기에 동조하고 우리에게 표를 줄줄 알았던, 금방 온라인으로 퍼져나가리란 생각은 단편적이었다. 그러려면 일단 나라는 후보를 알려야 한다.
-이 마케팅=선거 판을 깨뜨릴 수 없다면, 기존 조건 아래서 최대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미 선거판은 기존 거대 양당 정치인들에게 너무나 유리하게 짜여있다. 내가 처음부터 이기기 어려운 판이다. 그럼에도 노력해야 한다. 접바둑과 비슷하다. 하수가 고수에게 5점을 깔고 두면, 흑이 당연히 유리한다. 하지만 백이 항상 지는 것은 아니다. 이기기 어렵게 시작된 판이라도 이길 수 있다. 물론 쉽지 않다.
2. 정당인도 다양하더라
-모든 정당 후보는 중앙당의 선거 지원금을 받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2월, '슬기로운 출마 생활' 행사(와글 x 청년 펀딩 Y) 때 만난 정의당, 녹색당 후보들의 선거 지원금 지원 이야기를 듣고 초 부러웠다. 근데 지난주 만난 옆 동네(금천'라') 더불어 민주 청년 후보는 지원금이 없다고 하더라.
-근데 더불어&자유당 두 양대 정당의 경우, 앞쪽 번호 받을 경우 당선이 거의 확실시니 경선 경쟁률이 높을 만도 한데 구의원의 경우는 꼭 그렇지도 않은 듯. 그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뭐, 아직 3주차라 어찌 변할지는 모르겠다.
-정당이 잘 됐으면 좋겠다.
-나를 이용하거나, 궁금해하거나, 응원하거나, 안쓰러워하거나.
3. 어쩌면 천직이 아닐까.
피곤하고 낯설고 기운이 달리는데, 즐겁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래 아래층거주자에게 좀 더 편히 말을 걸어 인사하고 알아가는 것, 생각만 하던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과정, 나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실행 방안을 구하는 순간... 너무나 지난한 과정이지만 즐겁다.
마케팅만 내가 하지 않으면 훨씬 더 즐거울 텐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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