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순절에는

내 힘으로 행복해지려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by 강석효

올해도 사순절이 찾아왔다.

달력 위에 적힌 그 두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괜히 마음이 조용해졌다.

해마다 돌아오는 절기인데도, 올해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아니면 마음이 예전보다 덜 단단해져서일까.


우리는 여전히 행복을 꿈꾼다.

젊을 때는 “조금만 더 벌면” 괜찮아질 줄 알았고, 아이가 크면 한숨 돌릴 줄 알았다.

집이 생기면 안정될 줄 알았고, 자녀가 자리를 잡으면 마음이 놓일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그 자리에 서 보니 또 다른 걱정이 기다리고 있다.

가진 것이 늘어도 불안은 줄지 않고, 시간이 흘러도 마음은 쉽게 평안해지지 않는다.


야고보서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오나니…”


우리는 자꾸 땅에서 행복을 캐내려 한다.

더 모으고, 더 인정받고, 더 안전해지면 괜찮아질 줄 안다.

그런데 성경은 말한다. 행복은 위로부터 내려오는 선물이라고. 빛의 아버지께로부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가진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붙들고 있는 것이 불안해서일지도 모른다.

돈도 변하고, 사람의 마음도 변하고,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요동친다.

변하는 것에 기대어 서 있으니 우리도 함께 흔들린다.


성경은 그 근원을 ‘죄’라고 부른다.

거창한 잘못이 아니라, 하나님 없이도 괜찮다고 여기는 태도.

내가 중심이 되어 계산하고 판단하며 살아가는 마음.

그래서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마음 한구석이 비어 있다.

뿌리에서 떨어져 나온 가지가 잠시 푸르러 보여도 결국 마르듯,

생명의 근원과 멀어진 삶은 어딘가 서늘하다.

그래서 사순절은 돌아보는 시간이다.

내가 무엇을 붙들고 있었는지,

내가 누구보다 더 의지하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그 자리에서 우리는 기도하게 된다.


기도는 하나님의 시선과 나의 시선이 마주치는 시간이다.

그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나를 바로 본다.

내가 괜찮은 사람인 척 서 있던 자리에서 내려와, 하나님의 눈빛 안에서 나를 다시 보게 된다.

정죄의 눈빛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사랑의 눈빛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단절을 잇기 위해 십자가를 지셨다.

그 십자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행복의 길을 다시 열어 놓은 사건이다.

행복은 더 많이 가지는 데 있지 않고, 변하지 않는 분 안에 머무는 데 있다.

이번 사순절에는 조금 덜 애써 보려 한다.

내 힘으로 행복해지려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빛들의 아버지께 조용히 시선을 맞추어 보려 한다.

그분의 변함없는 사랑 안에서, 이미 주어져 있었던 선물을 다시 발견하는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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