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둘의 힘으로 멋진 ‘가정’(a.k.a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내 스타트업)을 일궈나가는 성장 일지 1편
"이 결혼, 해도 괜찮을까요?"
남편과 2년간 연애를 하고, 결혼 준비를 약 1년 하고 결혼했다. 내 나이 28살에 결혼했으니, 요즘 추세로 보면 결혼을 빨리 한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의사결정에 있어 ‘사랑이 있으니 뭐든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이 제일 우선이 되었고 평생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며 그렇게 결혼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결혼을 준비하기 전부터 각자의 상황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고, 본격적으로 모아둔 돈의 현황을 공유하며 결혼을 준비했다. 그 당시(‘15년 10월에 결혼) 서로 돈을 합쳤을 때 금액이 약 7,000만 원 정도 되었다. 모은 돈을 살펴보자면 나는 4년 반 동안 한 회사(대기업이나 승진이 없고 연봉 상승이 낮음)를 재직하며 모았고 남편은 스타트업, VC, 스타트업을 반복하면서 차곡차곡 모은 돈이다. 우리에게는 큰돈이었지만 가정을 이루기에는 눈앞에 많은 장벽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친구들과 주변 지인에게 결혼 소식을 전하며 결혼 준비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축하한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소수 친구들, 지인은 결혼에 대해 걱정스러운 얘기도 하였다. ‘모아둔 돈이 적은데 부모님께 도움을 부탁하는 게 좋지 않겠어?’ 또 다른 친구는 나를 위해서 얘기해주어야 할 것 같다며 ‘결혼 괜찮겠어? 결혼은 현실이야. 시작을 어디서부터 하느냐에 따라 남은 삶이 달라질 거야.’라고 조언해주었다. 우리 둘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결혼 준비를 시작했고, 우린 할 수 있다 생각했지만 주변 지인의 얘기와 더불어서 결혼하는 친구들의 상황 (집을 어디에 구했다더라, 부모님이 얼마나 도와주셨다더라)을 들으니 내 마음에 걱정과 함께 폭풍우가 몰아쳤다.
그때 내 마음의 평정심을 되찾게 해 줬던 과정들을 되돌아봤다. 집 근처를 산책하며 걷고 또 걸으며 나를 객관화하였다. 그때 가장 필요했던 건 위로와 공감이었다. 나 자신을 꼭 안아주었다. 곧 내 마음에 구름이 걷히고 단단한 땅에서 함께 손을 잡고 조깅하는 남편과 나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힘들수록 ‘Back to the Basic’ 즉 ‘기본으로 돌아가야 단단한 땅을 함께 나아갈 수 있겠구나’라고 깨달았다.
인생은 마라톤이기에 남은 평생을 함께 하기 위해서는 단기가 아닌 미래까지 내 볼 수 있어야 한다. 결혼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음 4가지를 고려해보자.
평생 함께하고 싶은 반려자의 모습
첫째 가정적이어야 한다. 가정은 남편, 와이프 이렇게 공동대표로 꾸려지는 곳이다. 집안일은 생각보다 정말 많다. 잘 분배해야 원활히 잘 돌아가고 아이를 낳을 계획이라면 서로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남자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양쪽 모두 일을 계속할 생각이 있으면 남녀 모두 어느 정도 가정적인 성향은 있어야 한다. 결혼 초반에는 서로 콩깍지가 씌워져서 어느 정도 배려하면서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본성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둘의 성장을 위해서 상대 배우자가 집안일을 어느 정도 하거나 아이를 좋아하는 성향 둘 중 하나는 가지고 있는 것을 추천한다.
둘째 능력이 좋아야 한다. 능력도 종류가 많은 데 어떤 것이 필요할까? 부모님의 경제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일의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생각한다. 본인의 일에 꿈이 있고 성장하고 싶어 함이 있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시점만 바라봐서는 안된다. 왜냐면 결혼하는 시기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인 경우 아직 무르익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어도 5년 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블루칩, 빛 좋은 개살구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셋째 비슷한 투자성향을 가져야 한다. 가정을 이루면 다루는 돈의 규모가 커진다. 아파트를 투자하려는 경우, 주식을 매수/매도하려는 경우 등에서 서로 간의 투자성향 차이가 커서 결정을 못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거액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인데 매수 타이밍을 놓치거나, 사지 말아야 할 것을 상의 없이 혼자 사 와서 쭉정이가 되는 경우 속이 터지고 화병 날 수 있다. 자산을 굴리기 위해서는 부부끼리 비슷한 투자성향을 갖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이다. 만일 아직 투자를 많이 해보지 않아 투자성향을 알기 어려운 경우, 주관이 너무 없거나 뚜렷한 것 그리고 경제관념이 없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겠다. 우유부단해서 결정을 못하거나 외골수라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건, 이건 사실 성격이라 바뀌기 어려운 영역이라 이 경우에는 각자 주머니를 찰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모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이걸 유지하고 관리하는 영역이기에 경제관념 없는 사람과는 밑 빠진 독에 물 붙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선후배, 친구를 보고 내 친구여 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님을 사회생활하면서 더 느끼게 된다. 같이 노는 친구들이 내가 봐도 '인성이 괜찮다.' '능력이 좋다' '배우고 싶다' '함께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지 봐야 한다. 왜냐면 그 사람의 모습이 내 남편의 모습에서 많이 보이고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이 사람을 사랑해요, 그러나 결혼으로서는 잘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조건이 맞지 않는 경우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 조건, 과연 나만의 조건인 것일까? 내 기준에서 세운 게 아닌 남의 기준에서 바라보고 만들어진 조건들은 아닐까? 혹은 결혼상대로서 중요한 게 어떤 건가요?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못하는 경우도 꽤 있다. 남은 내 소중한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나의 기준을 하나하나씩 고민하고 갖춰가야 하지 않을까?
즉, 결혼을 결정하기 위해 다음 4가지를 고려하며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 가보자.
1. 가정적이어야 한다. (집안일 또는 아이 잘 돌보기)
2. 능력이 좋아야 한다. (5년 뒤의 미래를 바라보며 능력을 볼 줄 알기)
3. 비슷한 투자성향을 가져야 한다.
4. 친구를 보고 내 친구여 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이 4가지를 고려하며 남의 시선이 아닌 내 기준으로 평생 함께 할 반려자를 결정하고 함께하자. 이것이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내 스타트업 (a.k.a 가정)을 이루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