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당이 트렌드라는데 _ 트렌드 읽는 습관

by 워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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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책이려나 했다. 제목만 보면 '트렌드'라는 화려해보이나 막연한 개념에 대해 심심한 방법론들을 늘어놓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소비심리학과 교수님의 강의 한 편을 옮겨놓은 듯한 인상을 주는 챕터도 있지만 확실히 '트렌디'하다.



이 책을 트렌디하다고 생각했던 가장 큰 이유는 책에 등장하는 개념 전반에 코로나 이슈 이전과 이후의 흐름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예시들 또한 최근의 것들이다.(시간이 지나면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책은 크게 세 부로 나뉜다. 1부는 트렌드와 트리거, 배리어에 대한 설명. 2부는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트렌드 읽는 습관. 3부는 트렌드를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방법이다. 특히 3부는 '코로나 19 이후 트렌드 변화에 대한 우리 기업의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한다는 관점으로 읽으라는 작가의 조언이 인상깊었다.



우선 트렌드가 뭔지는 알아야 한다. 트렌드는 지속 기간과 대상의 범위에 따라 패드, 트렌드, 마이크로트렌드 메가트렌드로 나뉜다. 패드는 1~2년 간 유지되는 짧은 유행이고 트렌드는 5~10년 지속되는 유행이다.



마이크로트렌드는 트렌드처럼 5~10년간 유지되지만 사회의 일부 집단에서만 나타난다. 이전에는 B급 문화, 하위 문화 등으로 치부되었지만 요즘에는 기업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개인화, 디지털화가 가속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들은 신입 사원을 채용할 때도 소위 '덕후'를 모시고 있다. 메가트렌드는 10년 이상 지속되는 광범위하고 글로벌한 트렌드다. 인공지능,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등이다.



주목할 것은 식품, 패션 분야의 급격한 변화는 패드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흑당과 대만 카스테라, 바라클라바가 떠올랐다. 대만 카스테라는 엄청난 붐이었지만 그만큼 빠르게 식었고, 흑당은 나름 지속적인 인기를 이어가는 듯하다. 요즘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바라클라바는 계절성 아이템이라는 성격이 강하고 진입장벽(?)이 높다는 이유로 패드에 한 표를 던진다.



한편, 식품이나 패션 분야에서 등장한 트렌드라고 해서 모두 패드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만일 다른 분야와 결합한다면 패드가 트렌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은 매우 흥미로웠다. 비건 소비는 그저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 아니다. 더 들어가보면 동물을 희생시키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부하는 가치관과 연결된다. 사업을 하거나 회사에서 트렌드를 적용한 상품/서비스 기획을 할 때 꼭 따져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트렌드의 흐름에서 또 한 가지 신박했던 것은 뜨는 트렌드의 반대편을 살피는 것이다. 언뜻 보면 정반대의 현상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같은 심리에서 출발했다는 해석이다. 잘 먹고 잘 사는 라이프를 추구하기 위해 웰빙 음식을 먹지만, 소위 괴식이라고 부를 만한 먹방이 뜨기도 한다. 가성비를 엄청나게 따지면서도 가끔 탕진잼을 한다. 어딜 가도 디지털화가 이루어진 세상이지만 아날로그의 향기를 쫓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현대카드 정태영 CEO는 트렌드는 따라가는 게 아니라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렌드의 반대 끝을 살피는 것이 트렌드를 이용해 먹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인 듯하다. 또한, 트렌드는 생성기-성장기-성숙기-소멸기를 거친다. 내가 주목하는 트렌드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언택트 트렌드는 성장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성장기에서 소멸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메타버스, AI와의 결합과 더불어 성숙기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일상에서 트렌드를 읽는 15가지 방법이 소개된다.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한다. 먼저 일상 거리를 관찰하는 것이다. 단, 기준을 가지고 관찰한다. 매일 출퇴근 길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을 관찰할 수 도 있고, 오늘은 빨간색으로 된 모든 것을 관찰할 수도 있다. 실제로 빨간색으로 된 것을 관찰해봤는데 평소에 자주 다니던 거리인데도 색이 사용되는 흐름이 보이는 것이 신기했다.



전시회나 SNS 핫플을 다니며 트렌드를 읽을 수도 있다. 저번주에 현대자동차 이태윤 AE님의 마케팅 강의에서 전시회를 관람하는 신박한 방법을 알게 되었다. 전시회장에 들어가서 팜플렛을 받은 후, 일단 전시회부터 둘러보는 것이다. 관람이 다 끝난 후 팜플렛을 보면서 작가의 의도와 내가 관람한 방향이 일치했는지, 달랐다면 왜 다르게 생각했는지 그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좋은 연습이 된다는 것이었다. 완전 신박하다. 다음에 전시회 가면 꼭 써먹어보고 후기를 올려야겠다.



마지막으로, SNS 무료 분석 툴을 사용해 빅데이터로 트렌드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썸트렌드, 네이버 데이터랩, 구글 트렌드 등을 활용해 키워드를 검색하면 SNS 별 키워드 언급량, 추이 등을 볼 수 있다. (썸트렌드의 경우 3개월부터는 유료 서비스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빅카인즈'도 활용도가 높다.




image.png?type=w580 빅카인즈에 '대선' 키워드를 넣고 검색해봤다.



이 책 한 권으로 트렌디함을 얻을 수는 없다. 그러나 트렌드를 읽는 습관 한 두가지만큼은 얻어갈 수 있다. 앞으로 나는 한 달에 한 번(취준생이니 이 주에 한 번) 소비 트렌드와 관심 분야의 트렌드를 검색해서 정리할 것이다. 또 약속 장소에 나갈 때 주제 하나를 정해 면밀히 관찰해서 뜻밖의 인사이트를 얻을 생각이다.




생각이 행동을 바꾸고 행동은 습관을 바꾸며 습관은 인생을 바꾸고 인생은 운명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얇은 책 하나에 너무 거창한 카피인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작은 습관 하나가 운명을 바꾸었는지, 한 50년 뒤에 그랬노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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