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 오월드
딸아이의 3살의 추억이 이제는 11월로 마무리되는 에피소드 13편의 글이 시작된다.
어린이집 생활이 매우 익숙해져서 친구들과 대화를 자주 하다 보니 다른 친구들은 동물원과 놀이동산을 자주 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딸은 저녁식사를 먹을 때나 잠을 자기 전에 항상 "큰 동물원에 가고 싶다.", "놀이동산에서 회전목마를 타고 싶다."라는 꿈같은 이야기를 많이 했던 딸이었다.
초보 엄마, 아빠가 중이염과 잦은 감기로 매번 아픈 딸아이의 몸상태를 봐서 집에서 멀리 있는 대형 놀이동산을 못 가고 있었던 것이었는데 딸아이는 그런 부모의 마음을 몰랐을 때이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결국 큰 모험을 결심하고 우리 가족은 집 근처에서 가장 큰 동물원이 있는 놀이동산을 가기로 결정했다. 집 근방에 가장 큰 동물원이 있는 놀이동산은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오월드'였다.
서울/경기도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이해를 못하겠지만 경상도와 중부지방 밑으로는 크고, 작은 놀이동산은 존재하지만 동물원 중에서 사파리(관람 버스를 타고 실제 야생 환경상태의 동물들을 관람하는 방식)가 있는 동물원이 없다. 집 근방에서는 대전 오월드가 유일했다. 딸아이가 원하는 부분도 그냥 동물원이 아닌 사파리 형식의 동물원을 관람하는 것이었기에 우리 부부의 기나긴 검토 끝에 결정한 오월드의 선택은 불가피했다.
동물원 사파리를 관람하는 것이 큰 목표였는데, 사진을 얼마 못 촬영했다. 그만큼 우리 부부가 정신이 없었다는 과거의 흔적이다. 그래도 이 시기에 큰 결심을 하고 동물원 사파리를 관람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사파리에 들어가는 버스를 타려고 줄을 서서 30~50분을 기다려서 탔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오래 기다려서 사파리 관람을 오래 하면 좋은데, 5~10분도 안되어서 관람이 끝이 나니 허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힘이 들었던 것은 딸아이가 "한번 더!"를 외치면 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으니, 여기서 우리 부부는 지쳐버렸다. 쪼꼬미 딸아이를 말릴 수가 없기에 다시 또 줄을 서서 사파리를 관람했다.
아내는 딸아이에게 이런 동물이야, 어디에 살고, 우와~ 하면서 딸아이와 감탄을 자주 했었다.
호랑이, 사자 사진을 촬영 못했다. 사진이 없다. 그래도 "아~ 우리가 이때 딸아이와 동물원 사파리 관람을 하면서 사파리 전용 특수 버스를 탔었구나"라고 기억할 만큼의 사진이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TV 방송에서는 사파리 관람하면 동물들이 버스 근처에 와서 장난하기도 하고 밥 달라고 하기도 하던데, 실상은 아니었다. 동물들이 대부분 낮잠을 자고 있었다. 역시 미디어는 믿을 것이 안된다.
동물원에 가서는 다양한 동물을 보았다. 사진은 불곰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는 모습의 딸아이다. 뽀로로 포비의 동물인 하얀 북극곰도 있었지만 사진이 없다.
2011년에는 불곰과 북극곰이 있었다. 뽀로로의 인기로 북극곰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오월드에서의 북극곰의 이름은 "남극이"였다. 하지만 이 북극곰은 2017년 췌장암으로 사망을 했다. 우리가 처음 갔던 이 시기에는 북극곰 남극이의 모습은 건강한 모습이었다. 다행이다. 딸아이가 몰라서...
딸아이가 어리다 보니 놀이동산의 다양하고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를 탈 수가 없었다. 입장을 할 때도 동물원과 사파리 관람이 목적이었기에 놀이기구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아이의 마음은 갈대와 같은 것이다. 지나가다가 회전목마를 타고 싶다고 해서 어지러운 기구를 잘 안타는 아내는 회전목마를 못 타고 딸아이와 내가 둘이서 회전목마를 탔다.
라때는 말이야~ 부모라면 무조건 있는 회전목마 타는 사진을 우리 집은 이때 건졌다. 아래 위로 움직이는 말이 불안하고 무서워하는 딸을 위해서 딸과 같이 좁은 말에 탑승한 나는 말안장 끝에서 엉덩이와 다리에 힘을 잔뜩 주며 회전목마가 돌아가는 동안 정신력으로 버티었다. 아빠의 자세가 어색한 이유를 밝힌다.
회전목마를 타고 조금 자신감이 생겼는지, 안전한 어린이 자동차에 관련된 놀이기구를 태워줬다. 안전벨트 단단히 매고, 활짝 웃으며 놀이기구를 타는 딸아이 모습이 환하다.
꽃의 요정과 함께 짧고, 긴 오월드의 여정을 마친 딸아이는 첫 경험의 후폭풍에 시달렸는지, 긴장이 풀렸는지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짜증을 많이 내었다. 엄마, 아빠도 지쳤기에 짜증을 내는 이유를 모른 체 근처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
사진의 저 표정을 보니 그날이 생각이 난다. 소원 풀이하기도 했고, 너무 다양한 새로운 볼거리를 봤고, 회전목마도 타고 등등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되며 피곤한 기색이 만연한 딸아이...
당시 딸아이는 그날 집으로 가서 그냥 꿈나라로 슝 들어가 버렸다는 우리 집의 전설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