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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Mar 25. 2016

진달래꽃

봄을 입다

친구야!

진달래꽃이 피었나 봐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

왜 그 있잖아

연분홍에 꽃받침 나기 전

꽃부터 올라와

메마른 가지를 황홀하게 유혹하는

친구처럼 화사하면서

선하게 생긴 꽃 있잖아

이제 생각나지~?


친구야~!

오늘 풍겨져 나오는 행복을

듣고 있노라니

봄을 열고 막 빠져나온

보드라운 진달래 꽃잎에

우리의 이야기를 새겨 넣고 싶다

아마 두 달은 솔솔 거리며

행복이, 추억이, 속삭임이

시들기 쉬운 일상을

깨워주지 않겠니~!


친구야~~!

겨우리가 옷을 벗어 세월 위에

포개어 덥고

바라미를 베개에 빵빵이 넣어

배고 눕으니

묶인 매듭 사이로 새봄이

조금씩 빠져나와 지도를 그린다

영락없이 봄을 닮았다

그렇게 봄은 진달래의 뺨을

훑고 지나면서 여물이 드는가 보다

그 진달래의 생생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단다

한 번쯤 봐줄 여유가 있지~~?

내가 찍은 거는 아니고

고향에서 보내왔거든

그래도 봄이니까 봐줘

알았지~


친구야

이번에 진달래를 못 보면

일 년 후에 보거든~

한번 모임에 못 나오면

반년만에 그리운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거 알제~?

건강관리 잘해서

제때 볼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지들끼리만 재밌는 얘기 나누면

배꼽 밑이 슬슬 아파오잖아~


주말에는 인근 산으로

진달래꽃이나 보러 갈까~!

함께 갈 사람 손들어봐

공간과 시간은 달라도

보는 거는 같잖아

오늘도 많이 지났지만

진달래꽃처럼 화사하게 살자

친구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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