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누룽지 잘 만들어봐
근데
저 밥알들이 우리를 닮지 않았니~?
누룽지는 제대로 엉켜야
맛이 나잖아~!
저것 봐 빽빽하게 틈이 없이
붙어가는 저 모양이
왠지 꼭 우리를 빼다 박은 거 같지 않니~?
친구야~!
우리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잖아
얼마 만에 한번 만나지만
봤다 하면 반갑고 정겨워
그날은 헤어지기 어렵잖아~
생각만 해도 몸이 근질거리는
것이 꼭 누룽지를 닮았다니까~
친구야~~!
누룽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지
약방의 감초라고 할까~!
우리들을 좌우로 연결해주는 끈
그 끈들을 한 번씩 챙겨보자
끈이 느슨해지면
불량 누룽지가 되거든
알겠지~~?
어제 우리가 만들었던 누룽지를
오늘 하루 끓여봐
진득한 구수함이 가득할걸~~
친구야~!
익어가는 누룽지를 바라보는
저 표정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각자가 누룽지가 되어
한 번쯤 고민해봐~~
친구야!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니~!
난 그냥 원샷이다
모든 시름을 한잔 소주에 담아
입안에 털어 넣고
누룽지 한 조각 북 뜯어 오물거리면
그냥 입에서
인생이 녹아나지 않겠냐~!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한방에 보내는 원샷이다
크 좋다
친구가 있어서 너무 좋다
니도 글제~~
아녀~~
난 두방이 있다고 생각해~~
이렇게 레프트로 쨉을
던진 다음
훅으로 카운터 펀치를 날려야지
너도 왕년에 해봤잖아~?
근데
누룽지에 맞아봤니~?
아~!
그거 맛이 죽여주더구먼
쫀득 거림이
우리의 우정 같더라
나 그 우정에 눈물 나서
죽을 뻔했다야
친구가
그렇게 일어나서 말 많이 한 거
처음 봤거든~
결국 어려운 친구 이야기,
모임의 건전성 이야기
참 좋더라
그래서 난
인생은 원, 투
두방이라고 생각해
친구야~!
누룽지를 만들 땐
두 손으로 경건한 마음으로
만드는 거 알제~?
인생의 누룽지나 만들러
가야 쓰겠다
파이팅~~
친구야!
그 거이 아니여
자, 자, 집중하고 잘 들어봐
누룽지는 찬찬히
그것도 낮은 불에서
조곤조곤 눌려야 되는겨
한방이나
두방에 보내버림 너무 싱거워
나가 경험했잖냐~!
친구야~!
인생은 성급하게 눌리는 게 아냐~!
우리의 우정도,
추억도,
바람도
모두 골고루 섞여야
제 맛이 나는 거거든
그러니까
일 년 치 모아놨다가
연말에 한번 나오는 거보다
매번 모임에 나와서
우정을 쌓아 가는 게 좋거든
내 말이 맞제~~?
내가 그래도 너보다
머리가 좋았다는 거
너도 인정은 하제~~?
친구야~~!
누룽지는 큰 불에
한방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고
앞으로 서서히 익혀보자~!
그래서 어제가 좋았다
친구야
오늘도 그 누룽지를 위하여
서두르지 말고 서서히
눌려보자
파이팅~~
친구야!
그만, 그만, 모르면 가만히들 있어
누룽지는 노래를 불러야 나오는
것이여~!
여기 누룽지 한 사발 주소~~
친구야~!
인생은 흥이 있어야 되는겨~
술이 있고, 친구가 있고,
삶이 있어도
재미가 없으면
행복이 오다가도 굽어지거든
제대로 된 행복을
만들려면 한 가지라도 빠지면
안돼~
알겠지~?
친구야~~!
우리가 누룽지 만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인생의 누룽지는 제대로
눌릴 줄 아는 사람들이잖아
누룽지는 혼자 만드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만드는 게
재미있고
모양새도 좋잖아~!
우리 인생의 누룽지를
함께 만들어보지 않을래~~
긍께로 재밌는 누룽지를
만들라면
노래를 불러야 써~
노래방에 가자~!
이래서 노래방에 갔거든~~
오늘도 재밌게 만들어보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