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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사랑이 그렁그렁

by 김성진

굿모닝~♡


봄내 춥다며

깊게 눌러쓰고 있던 노란 고깔

여름 되어 슬며시 밀고 나온

복숭아

금세 햇살에 그을려

빨갛게 익어가는 듯합니다


손톱만큼 작았을 때

봉지를 씌웠는데

봉지 속에서 꼼지락꼼지락 자라나

그마저 비좁다며 찢고 나오니

깜짝 놀라 동그래진 농부의 눈동자

사랑이 그렁그렁 열리는 듯합니다


요놈은 팔아 손주 맛있는 것 사주고

이놈은 가용에 보태 쓰고

아 또 요놈은 저축해서 나중에 쓰고

붉게 익은 복숭아를 보니

잔뜩 오진 듯

농부의 흐뭇한 마음이

주름진 얼굴에 달달함으로 맺힌 듯합니다


아직 덜 여물었지만 끝까지 잘 익어

고생한 농부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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