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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Aug 16. 2024

나팔꽃

섬세하게 조이는 하루

굿모닝~♡


세월로 깎았나

자연으로 빗었나

어릴 적 고사리손 꼭꼭 눌러

또박또박 채워가던 몽당연필 닮은

나팔꽃

아직 채우지 못한 나이

푸르름으로 그려낸 듯합니다


보라와 분홍을 적당히 포개어

사랑으로 피어낸 나팔꽃

잎은 사랑이라 하트로 받치고

꽃은 아이스크림처럼

비비 꼰 독특한 조화를 모아

오묘한 달콤함을

예리한 차가움으로 표현한 듯합니다


삼색 인생 적절하게 섞여

십자드라이버처럼 태어난 나팔꽃

느슨한 세월 조이려나

꼼꼼한 계절 풀어내려나

좌측으로 슬쩍 감아 늘씬한 자태

지혜롭게 뽐내며

사랑으로 찍어낸 꽃잎을

단단히 조여내는 듯합니다


바람이 찢었나

시끌벅적 세상이 흔들었나

상처 입은 나팔은 조용히 빛나는데

진실 모른 어린 나팔은

미처 피워내지 못한 어깨 가만히 기대어

황홀한 축제를 준비하는 나팔꽃

완전히 피어나

세상의 모든 추함을 덮어 내라고

조용히 응원하는 듯합니다


나팔은

몽당연필

아이스크림과 사랑

십자드라이버가 되어

상처 입은 세상을

섬세하게 조여 가는 듯합니다

아이스크림 닮은 나팔이
나팔이 꽃잎은 하트를 닮았다
십자드라이버 나팔이
상처 입은 나팔이
황홀하게 피어난 나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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