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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Oct 22. 2024

비 오는 날

가만히  따라가는 길

굿모닝~♡


산사 가는 길

비를 만나

우산에게 비를 막아 달라 부탁하니

엷은 보자기 긴장 넣어 만든 우산

가을이 톡톡 던져대는 비를

가볍게 가볍게 막아내는 듯합니다


겹겹이 쳐진 나뭇잎 사이로

슬며시 내려보던 하늘

버텨보라는 듯

빗방울 크게 뭉쳐

우산 위로 통통 던지

가냘픈 우산

살 상하겠다며

빗물 잔뜩 먹어 축 처진 보자기

질척질척하게 포기하는 듯합니다


비는 거세지고 산이 깊어지니

가을비에 뺨 맞은 단풍은

벌겋게 익어가고

창너머 처마는 지난 더위에  상처

아프다며 서럽게 울고

거미줄에 붙잡힌 낙업

대롱대롱 매달려 살려달라 애원하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가을 산길을

깊고 진하고 더욱 세차게

차박차박 걸어가는 듯합니다


가을이 걷는 산길

비는 내리고

적막은 빗소리에 묻혀 쓰러지고

빗방울은 나뭇잎 뺨 찰싹찰싹 때리니

길에 고인  빗물

골을 따라 시나브로 흐르며

아무도 없는 산길을

가을과 나란히 두런두런 걷는 듯합니다

마음이

그 뒤를 가만히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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