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대학 졸업 후 승선 의무 기간을 마치고 뭘 할까 고민 끝에 퇴직금을 가지고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간 적이 있다. 영어를 좀 더 잘하면 육상 취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은 마음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영국의 남쪽 해변 관광지인 해스팅스(Hastings)에 있는 EF스쿨에서 공부를 했는데, 그 때 해스팅스에는 10여 명의 한국인 학생들이 있었다. 가끔씩 바다가 잘 내려다 보이는 언덕으로 피크닉도 가고, 밤에는 팝 레스토랑에 모여 술도 한잔씩 하며 잘 어울려 지냈다. 추억은 늘 그리움의 바람이 인다. 특히, 젊은 날의 추억은 더욱더… 그 당시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경수씨는 왜 말만 하면 싸우려고 듭니까?” 그 때 나는 “내가 뭐 싸울려고 듭니까?”라며 즉각적인 반응을 한 기억이 난다.
지금 돌이켜보면 부족함이 한없이 많은 젊은 시절이었다. 잘난 것도 별로 없으면서 치기어린 젊음의 기운만 믿고 나댄 기억에 부끄러움이 올라 온다. 다른 한국 학생들의 말에서도 느껴지지만, 자극에 대해서 잠시도 멈추질 못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하는 반사적인 사람이었다. 지금도 기질적으로 그런 부분이 전혀 없진 않지만, 많이 고쳐진 편이다. 왜냐하면 학습을 통해 달라졌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Stephen R. Covey, 1932~2012) 박사는 말한다. 주도적인 리더와 반사적인 리더가 있는데, 반사적인 리더는 절대 성공을 할 수 없다. 어쩌다가 성공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지켜낼 수가 없다. 반사적인 리더는 외부의 자극에 대해서 즉각적인 반응을 하는 사람이다. 주변에 사례가 너무도 많지만 대표적인 것이 운전 중 화를 참지 못하고 보복 운전을 하는 것이다. 이런 반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두 가지 행동이 뒤따른다. 첫째는 남 탓을 하고, 둘째는 후회를 한다. 온라인 상에서 서로 다툼이 생겼는데, 그것을 참지 못하고 상대방의 주소를 알아내, 그 집 앞에서 기다렸다가 상대방이 나올 때 칼로 찔렀다는 참으로 안타까운 뉴스를 본 적도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포로수용소에 끌려갔으나, 결국은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 1905~1997)은 그 때의 참혹한 경험과 깨달음을 『삶의 의미를 찾아서』(Men’s Search for Meaning, 1946)라는 책으로 출간했다. 그의 깨달음은 스티븐 코비 박사에게도 큰 영감과 영향을 줬고, 그것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Habit 1 - Be Proactive”를 구성한다. 자극은 선택할 수 없지만, 반응은 선택할 수 있는 힘과 자유가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힘을 “주도성(Proactivity)”이라고 했고, 그 자유를 “인간의 마지막 자유(Last Human Freedom)”라고 했다. 이것은 내가 주지 않고서는 절대 아무도 빼앗아 갈 수가 없다.
포로수용소 안에서 유대인이라면 독가스실이라는 자극은 피할 수가 없다. 즉, 자극은 내가 선택할 수가 없다. 하지만 동일한 자극에 대해서 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아챘다. 즉, 독가스실로 들어가는데도 어떤 사람은 공포에 질려, 어떤 사람은 체념을 하고 들어가는데, 또 어떤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의연함을 잃지 않고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아~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존재하구나. 어쩌면 그 공간 속에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이 들어 있구나. 그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극에 대해 일단은 멈추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그 다음에 반응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구나…’ 그 깨달음이 당시 빅터 프랭클의 생각과 그 후의 그의 삶뿐만 아니라 스티븐 코비 박사와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쳤다.
인생은 단순한 삶의 합이 아니다. 여태까지 내가 선택해 온 생각과 말과 행동의 총체적인 결과물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자극은 선택할 수 없지만,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 반사적인 반응을 선택할 것인지, 주도적인 반응을 선택할 것인지, 그 힘과 자유는 내 안에 있다. 한번만 주도적인 반응을 선택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훨씬 쉬워진다. 힘은 넘쳐나고 자제력은 잃기 쉬운 젊은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중요한 깨달음이 또 있을까 싶다.
“자극에 대해 일단 멈추고(Stop), 생각하고(Think), 그 다음에 선택하는(Choose) 것 중에서 어떤 일이 가장 중요할까?”
매주 수요일 밤, 무료로 함께할 수 있는 따뜻한 라이브 공간이 있습니다.
매월 첫째 주 수요일(9.3) 밤 10시 – 성장의 나침반
매월 셋째 주 수요일(9.17) 밤 10시 – 지혜의 산책
아래 버튼을 눌러 구범 강경수의 [로꾸꺼 스튜디오]로 방문해 신청해주세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여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구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