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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18. 사람의 길과 하늘의 길

“공수신퇴(功遂身退) 천지도(天之道)”

by 구범 강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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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道)란 무엇일까? 길이라고 했다. 길은 두 종류다. 만들어진 길이 있고 만들어가는 길이 있다. 어느 쪽이든 그 길로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 그 길은 소용이 없다. 즉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다. 제 기능을 못하면 존재의 이유가 있을까? 이미 만들어진 길이든 또는 만들어가는 길이든 사람이라면 마땅히 가야하는 길 즉 ‘인지도(人之道)’를 우리는 ‘의리(義理)’라고 한다. 달리 말하자면,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하는 도리(道理)’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서 성공하기 힘든 두 부류가 있다. 첫째는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둘째는 배신을 하는 사람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어떤 일에든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Pay the price! 자기계발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이 들어본 소리다.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그저 얻으려고 하는 사람이 잘 될 수가 있을까?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인데 그것에 반하는 배신을 하면서 어떻게 성공을 할 수가 있을까? 남을 속이면서 단기적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기적인 일과 삶 속에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옛날에는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귀하게 여겨지고 잘 쓰였던 말들이 지금은 사라지고 있는 말들이 많다. 그 중의 하나가 ‘우정(友情)’이다. 우정이라는 단어를 말 또는 글로써 사용해본 적이 언제쯤인지 한번 돌이켜보면 공감이 갈 것이다. 드라마에서도 배신은 주된 메뉴로 다루지만 우정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의리(義理)’다. 자라나는 어린이와 미래 어른인 청소년의 인식 속에 의리는 조폭들 세계에서만 통하는 말로 새겨질까 두렵다.


‘인지도(人之道)’가 있다면 ‘천지도(天之道)’도 있다. 『도덕경』 9장에서 “공수신퇴(功遂身退) 천지도(天之道)”라고 했다. 즉 ‘공을 이루고 나면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다‘라는 뜻이다. 내가 공을 이뤘다 하더라도 그것을 인정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길게 가지 않는다. 새 사람을 찾게 된다. 내가 이룬 공에 취해 계속 머물 것인지 아니면 그 공을 뒤로 하고 스스로 물러날 것인지 선택의 자유도 나에게 있다. 유방의 최측근으로 한나라 건국 공신이었던 장량과 한신의 경우에서 보았듯이 공을 이룬 후 물러나는 이가 현명하다. 무너지기 전에 물러나는 것이 상책이다. 리더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당대 보다는 후대에서 일어난다. 최고로 좋은 상태에서 물러나야만 후대로부터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되고 그것이 영원히 사는 길이다. 『주역(周易)』에 나오는 “항룡유회(亢龍有悔)” 즉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은 내려갈 길밖에 없음을 알고 후회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언젠가 내려가야 하는 길이다. 문제는 이전 강의에서 설명했듯이 ’타이밍‘이다.


“정말 현명한 리더는 ‘자신이 물러나야 할 때’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닐까?”


『21세기 노자 산책』은

『도덕경』의 81장 속 보물같은 구절들을 오늘의 언어와 감성으로 풀어낸 고전 산책 에세이입니다.
삶에 지친 이들에게는 쉼표가 되고,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는 물 흐르듯 나아가는 길이 되어줄 것입니다.

특히, 전문CEO에게는 '무위경영(無爲經營)'에 대한 많은 통찰력을 줄 것입니다.

→ 자기 점검과 성장을 원하신다면, 마인드 리셋 & 리더십 코칭 클래스 도 참고해보세요.


구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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