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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강 - 두 번의 창조

실행을 계획하고, 계획대로 실행하라

by 구범 강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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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가까운 지인이 가족들과 함께 2주 동안 스페인만 여행하고 왔다고 좋아하더니, 몇 주 전에는 고향 후배가 와서 부부가 모두 은퇴하여 스페인 여행을 간다고 자랑한다. 유럽 여행을 많이들 가는데, 스페인만 2주 정도 여행할 정도로, 거기에는 세계적인 관광 문화 유적이 많다. 특히 바르셀로나에 가면 천재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 1852~1926)의 역사적인 유명 건축물이 많다. 그 중에서도 일명 가우디 성당으로 알려진 “성 파밀리아 성당”은 가우디가 한 평생에 걸쳐 설계를 했으며, 1882년부터 착공을 해서 아직도 건축 중에 있는 것으로 더 유명한데, 가우디 사망 100주년에 해당하는 2026년 완공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것은 두 번 창조된다. 첫 번째 창조는 정신적 창조이며, 두 번째 창조는 실제적 창조다. 집을 짓는 데도 설계도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 집이 지어진다. 회의를 할 때도 어떤 아젠다가 먼저 선정되고, 그 다음 토론이 이어진다. 두 번의 창조를 거치지 않고 탄생하는 것이 거의 없다. 물론 생각없이 집을 막 지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집이 얼마나 좋은 집이 될 수 있을까? 그냥 막 짓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설계도는 없어도 상상 속에서는 어떤 집을 짓겠다는 생각을 한 후 지을 것이다. 이렇게 모든 것이 두 번 창조된다면, 첫 번째 창조를 잘 하는 사람이 두 번째 창조를 잘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생떽쥐베리(Saint-Exupery, 1900~1944)는 이런 말을 남겼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다.” 작가로서 얼마나 절제된 언어를 쓸 것인지에 대한 그의 처절한 고민이 묻어난다. 그런 완벽함에 가까운 말 중 하나는 스티븐 코비 박사의 “실행을 계획하고, 계획대로 실행하라”가 아닐까? 여기서 더 뺄 말이 있을까? 실행은 실제적 창조이고, 계획은 정신적 창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행을 제대로 계획도 하질 않고, 또 계획했다 하더라도 그대로 실행을 잘 하질 않는다. 나도 세븐헤빗을 만나기 전까지는, 여행을 하는 경우에도 디테일한 계획을 먼저 짜기 보다는 마음이 일어나면 바로 떠나는 경향이 많았다. 그것이 더 낭만적인 것처럼 여기면서 말이다. 여행뿐만 아니라 다른 일에 있어서도 완벽에 가까운 계획을 하기 보다는 대충 실행을 먼저 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런데 가우디는 성 파밀리아 성당의 건축을 이어 받은 후, 한 평생에 걸쳐 설계와 건축을 계속했다. 그러니까 세계사적으로 기념비적인 유명 건축물이 되었고, 또 그로 인해 수많은 관광객들을 바르셀로나로 불러들이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바르셀로나의 성 파밀리아 성당의 건축물이 더 소중할까? 나의 인생이 더 소중할까? 나아가 어느 것이 더 위대할까? 당연히 후자가 아닐까? 그런데 성 파밀리아 성당보다 더 소중하고, 위대한 나의 인생인데,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한 설계도가 없다. 다들 훌륭한 삶을 살고 싶은데, 어떤 것이 훌륭한 삶인지에 대한 정의가 없다. 하나 뿐인, 또 한번 뿐인 나의 소중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첫 번째, 정신적 창조를 하는 것이 바로 나의 개인 사명서(Personal Mission Statement)를 만드는 것이다.


강의 중 가끔 물어본다. “보험증권 한 개도 없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아무도 손 안든다. “그런데 개인사명서 가지고 있는 분 손들어 보세요.” …. “보험증권은 죽음, 사고를 대비하는 것이고, 개인사명서는 삶을 위한 것인데, 다들 죽음에 대한 준비는 되어 있는 반면에, 삶에 대한 준비는 거의 없네요.“ 잔잔한 충격이 느껴진다. 어느 바이오벤쳐 기업의 3일간 세븐헤빗 강의 후, 참석한 모든 임직원들이 자신의 개인사명서를 크리스탈에 새겨 책상 위에 놓고 일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뿌듯하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대표이사의 말이 잊혀지질 않는다. ”개인사명서는 개인사용설명서입니다. 개인사명서를 만들고 나니, 다들 삶의 자세가 달라집니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지금부터라도 개인사명서를 만들어 잘 보이는 곳에 게시하든지, 휴대폰에 넣어 다니면 어떨까? 그 CEO말대로 삶의 자세가 달라지고, 인생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개인사명서는 개인헌법과도 같다고 했는데, 그 의미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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