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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강 - 소중한 것을 우선하라

타임 매트릭스의 이해

by 구범 강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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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중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한다. “급한 일을 우선해야 성공할까요? 중요한 일을 우선해야 성공할까요?” 모두 한결같이 “중요한 일입니다”라고 답한다. 그때 두 번째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현실 속에서는 중요한 일을 우선합니까? 급한 일을 우선합니까?” 또 모두 한결같이 약간은 맥이 빠지는 듯한 목소리로 “급한 일이요…”라고 답한다. 한국리더십센터 김경섭 회장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구범, 나는 한국에서 성공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 배운대로 하면 돼. 사람들은 잘 배우지도 않지만, 배운대로 하지 않거든…” 다들 중요한 일을 우선해야 성공한다고 말하면서도 현실 속에서는 급한 일을 우선하고 있다고 고백하는 것처럼…


그렇다면, 왜 중요한 일을 우선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급한 일을 우선할까? 그 답은 우습지만 간단하다. 급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이 긴급해지기 전에 했더라면 긴급하게 처리할 일이 안 생길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질 못했기 때문에 긴급한 일로 되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자동차가 갑자기 고장나거나, 아기가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데려가야할 긴급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 경우에도 평소에 즉 급하지 않을 때 자동차 정비를 잘 했더라면 또 아가를 예방접종 영양 등 케어를 잘 했더라면 갑자기 고장나거나 또 아플 확률이 높을까, 낮을까? 당연히 낮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로 갑자기 긴급하게 발생하는 일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다만 그런 긴급하게 발생하는 일을 줄여나가야 하고 또 배우고 익히게 되면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 보면 “시간 매트릭스”(Time Matrix)라는 것이 있다. “습관 3 - 소중한 것을 우선하라“에 나오는 “긴급성”과 “중요성”을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1사분면은 긴급하고 중요한 것이고, 2사분면은 긴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것이고, 3사분면은 긴급하지만 중요하진 않은 것이고, 4사분면은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것이다. 이것을 설명해주고 참가자들에게 물어본다. “몇 사분면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우리가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있게 1사분면이라고 대답한다. 심지어 모 대학교수도 그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그런데 2사분면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자기계발을 좋아하며 한번쯤 들어본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1사분면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긴급하고도 중요한 일로 우리의 삶이 가득 채워진다면 삶의 질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매일 아가가 아파 병원에 데려가야 하고, 자동차가 고장나는 등 긴급한 일들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언젠가는 견딜 수 없는 번아웃(Burn Out)이 일어나고야 말 것이다.


1, 2사분면은 모두 중요한 일이다. 그 중요한 일을 긴급하게 처리하느냐, 긴급하지 않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다. 일반인들은 긴급하게 처리하고 리더들은 긴급하지 않게 처리한다. 왜냐하면 일반인들은 이 개념도 잘 정리되어 있지를 않고 또 긴급성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 긴급해지기 전에 처리할 수도 있는데 하지를 않고 있다가 긴급해져야 처리한다. 긴급해져야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긴급성을 중요성과 동일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후진국의 패러다임이다. 해운업을 할 때 동남아 등 후진국을 출장 가보면 사회 전체가 엄청나게 바쁘고도 익사이팅하게 돌아간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난하다. 그런데 선진국은 바쁘지도 않고 조용하게 돌아가는 데도 부유하다. 여러 원인들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시스템 작동 여부다. 후진국은 시스템이 부족하다. 선진국은 시스템이 작동한다. 시스템을 개발, 장착시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긴급하게 안된다. 즉 2사분면의 일이다. 하지만 거기에 집중하여 시스템이 작동하고 나면 바쁘지 않으면서도 일은 절로 처리되고 생산성이 올라간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1909~2005)는 “루틴하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반드시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하며,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 곳은 조용하다”고 말했다. 오래전 포스코 광양제철을 견학 간 적이 있었다. 너무나 조용했다. 그런데 하루 제철 생산량은 당시 세계 최대였다.


사람들은 바쁘면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바쁘다는 것은 1사분면 또는 3사분면에 빠져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성공자들은 중요한 일을 긴급하지 않게 처리하는 2사분면의 리더들이다. 조직의 리더가 1사분면에 빠져 살아가면 그 조직은 위험해진다는 논문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지에 실린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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