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진정성의 시대-
브랜드 진정성의 시대가 도래하다
사례1) 2014년 26살의 아프리카TV의 유명 BJ출신의 한 청년이 ‘스베누’라는 신발 브랜드를 런칭했다.
이 브랜드는 출시 2년만에 연매출 500억을 달성했고, 매장수도 100개를 돌파했다. 이 회사의 신발은 유명가수인 아이유를 모델로 내세워 ‘아이유 운동화’로 불리며 폭팔적인 인기를 누렸다. 또한 영국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폰서 계약을 맺기도 했으며, 2015년에는 마케팅비로 82억을 지출할 정도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 품질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운동화의 색이 빠져서 양말을 염색시킬 정도로 이염현상이 심했다. 심지어 고객들 사이에 ‘비 오는날에는 스베누를 절대 신으면 안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에 이르렀다. 결국 2014년 부터 시작된 품질 논란은 불만접수의 묵살등으로 무마되다가 2016년 리콜을 하기에 이르렀다.
신발 본연의 품질 보다는 눈에 튀는 디자인과 자극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의존하던 스베누는 결국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땡처리 판매, 대표의 호화로운 생활, 생산대금 미지급으로 인한 고발사태 등의 악재가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경영악화로 폐업을 하게 되었다.
사례2) 반면에 온라인 상에서 ‘착한 바보’로 통하는 LG전자의 사례는 브랜드 진정성의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회사에서는 최근 초경량 노트북 ‘그램’을 출시하면서 무게가 980g이라고 광고를 하였는데 실제로 측정된 무게는 963g이었다. 이에 대한 경향신문 기자의 문의에 대해 “노트북의 도료의 분포에 따른 오차 10g과 측정하는 저울의 오차 5g을 감안하여 오해가 없도록 최대무게인 980g이라고 표기했다”는 답변을 하였다. 이 글이 페이스북에 게시되자 ‘좋아요’가 4,357개에 이르렀고 댓글에는 “횟집에서도 바구니 무게 포함해서 재는 곳이 많은데 대기업에서 10g, 5g까지 정직하게 표기”,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이다”, “쓸데없이 솔직한 바보”, “엘지제품 이뻐라 해줄께요” 등의 우호적인 글이 대부분이었다.
이 사례는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정보공유 시대를 맞아 브랜드의 진정성이 결국에는 소비자의 마음을 열게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례3) 고코니사는 테이크 아웃을 주문하는 고객들은 주방에 설치된 비디오 시스템을 통해 음식이 준비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Gokoni.com은 초밥전문점인 만큼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투명성을 더욱 부여하기 위해 이 시스템을 시작했다.
브랜드 진정성을 위한 경험가치 관리 전략
2013년 트렌드워칭(trendwatching.com)은 완전한 투명성(Full frontal)을 그해의 트렌드로 뽑은 바 있다. 완전한 투명성이란 브랜드는 숨길게 없을 정도로 투명하게 될 것이며, 오히려 매우 적극적으로 숨길게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Reevoo.com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의 68%가 좋고 나쁜 평가를 함께 봤을 때 그 후기를 더욱 신뢰한다고 한다. 반면 30%는 부정적인 의견이나 후기가 없을 때 그 후기가 조작되거나 검열된 것으로 의심한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결점 없는 브랜드를 기대하지 않는다. 약간의 결점이 있더라도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관대함이나 겸솜함 등 일종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브랜드를 더 투명한 브랜드라고 생각함을 알 수 있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록 기업이 의도하는 포지셔닝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지금의 초연결시대에는 브랜드의 주장가치 보다는 소비자 자신이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해본 경험, 타인의 사용후기, 가격비교, 전문가 의견, 블로거의 리뷰 등을 통해 얻은 직간접의 경험가치가 구매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더 이상 브랜드의 의도대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려 하기 보다는 브랜드의 원료, 제조과정, 품질관리, 유통상태, 소비 후 상태 등 브랜드의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한 후, 이를 직간접으로 경험한 소비자의 경험가치를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비자와의 관계를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의 경험가치를 관리하기 위한 간단한 지표로 자사 고객의 충성도를 모니터링하면서도 회사의 성장성을 가늠해볼 수있는 NPS(Net Promoter Score)지표의 활용방안을 소개한다.
NPS란, ‘순수 고객 추천 지수’라고 말하며, 충성도(Loyalty)가 높은 고객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고객 충성도는 전방위적인 소비 접점에서 만족을 느껴야 축적되기에, NPS가 낮다는 것은 소비자 경험가치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NPS는 2004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처음 소개한 이후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GE, 마이크로 소프트 등 세계적 기업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공영홈쇼핑(대표 이영필) 등 많은 기업에서 이 NPS를 핵심 경영관리 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선진 기법이다.
질문은 단 하나로 “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동료나 친구들에게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되시나요?”라고 묻는다.
고객들이 0 (의향 없음) 에서 10 (의향 아주 높음) 사이의 점수를 매기면 이를 토대로 고객을 다음과 같이 세가지 군으로 나눈다. 즉 0 에서 6 사이의 점수를 준 사람의 비율을 ‘detractor (비추천자)’, 7이나 8점을 준 사람의 비율을 ‘passive (소극자)’, 그리고 9나 10점을 준 사람의 비율을 ‘promoter (홍보자)’ 등 3가지 군으로 구분한다. NPS는 ‘promoter (홍보자)비율’에서 ‘detractor (비추천자)비율’ 을 빼면 된다.
예를 들어, 100명이 어느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30명이 promoter, 50명이 passive, 그리고 20명이 detractor로 분류를 했다면NPS는 10인 것이다. (30% – 20% = 10). 또한 최대 가능한 NPS는 100이고 (모두가 홍보자), 최저 NPS는 -100이다 (모두가 비추천자).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게재된 자료에 따르면 NPS지표와 회사의 성장과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NPS는 질문의 간료함과 표준화에서 주는 이점도 있지만 브랜드의 비추천자 비율을 모니터링함과 동시에 미래의 성장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지표이다. 또한 추가적으로 추천 또는 비추천한 이유를 질문하면 좀 더 리얼한 경험가치의 이유를 파악 할 수 있다.
브랜드 소유회사와 소비자간의 정보비대칭이 거의 없고 실시간 정보공유와 정보습득이 가능한 초연결 시대에는 브랜드 관련 정보를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좀 더 소비자를 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진정성을 갖고 컨셉과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그대로를 커뮤니케이션하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소비자가 과도한 기대를 갖지 않을 것이며 있는 그대로의 사용후기를 작성하게 되고 그것은 다시 진정성있는 정보공유가 될 것이다. 또한 고객의 경험가치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이를 반영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에서 고객의 로열티를 얻게 되면 이들이 다시 주변에 입소문을 내서 결과적으로 좋은 경영성과를 얻게 되는 선순환을 이루게 될 것이다.
김기석 (경영학 박사)은 CJ제일제당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하면서 NPD(New Product Development) 프로세스 개발 및 운영을 총괄했다. CASS맥주, 햇반, 쁘띠첼, 뚜레쥬르, 투섬플레이스, CGV, 올리브영 등 50여개 신규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한 브랜드 전략 전문가이며, 저서로 ‘신상품 마케팅전략(2판)’이 있다. kskim17@gmail.com
<본글은 제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발행하는 경영잡지 '기업나라'에 1년간 기고한 컬럼을 다시 공유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