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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석 Nov 28. 2018

마이크로소프트 야심작 윈도우 8, 왜 고전했을까?

소비자 니즈기반의 아이디어 개발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는 것은 가장 강한 것도 아니며, 가장 똑똑한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것만이 살아 남게 된다.” – 찰스 다윈


 

장수기업의 조건과 신상품 개발

 

2012년 10월 26일 마이크로 소프트에서는 대성공을 거두었던 전작 윈도우 7 (2009년 7월 출시)의 후속으로 윈도우 8을 출시하였다.

윈도우 8은 빠르고 유연한 새로운 시작 화면을 제공해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앱과 컨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모바일, 태블릿, PC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터치 방식을 지원하며, 이를 위해 초기 화면이 타일방식으로 제작되었다. 그러나 기존의 윈도우 XP, 윈도우 7에 익숙했던 유저들은 시작버튼이 사라진(따라서 화면 종료버튼이 초기 화면에서 사라진) 첫화면에 당황하였다. 

 

 

시작 버튼이 있는 윈도우 7(위)와 달리 시작버튼이 없는 윈도우 8(아래)의 초기화면


이후 잇다른 사용자 불평과 부정적 기사들이 쏟아졌고, 시작버튼이 부활한 윈도우 8.1을 급히 출시하였으나 이미 소비자들은 윈도우 8에 등을 돌린 상태였다.

결국 윈도우 7 처럼 시작버튼이 완전히 부활하고 타일방식의 인터페이스를 시작메뉴에 적용한 2015년 윈도우 10이 출시되었다.

소위 ‘시작버튼 스캔들’에 휩쓸렸던 윈도우 8은 PC 운영체제 점유율에서 2016년 현재까지도 전작인 윈도우 7의 51.9%에 훨씬 못미치는 9.6%에 머물고 있다.

이 여파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을 올 7월까지 무료 업그레이드 해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하면서 까지 이탈고객을 최소화하려고 애쓰고 있다.


2016년 윈도우10의 점유율

이 사례는 모바일, 태블릿, PC운영체계의 통합, 최초의 앱스토어 내장, 클라우드 서비스인 원드라이브 탑재 등의 획기적인 전략이라 할지라도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소비자 니즈에 기반한 신상품개발 프로세스의 활용

 

기업은 평균적으로 30년 정도 생존하고, 수명주기에 따라 도입 à 성장 à 성숙 à 쇠퇴의 과정을 거치게 되며, 각 단계별로 7.5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즉, 기업은 기존의 상품을 잘 관리하고 성장시키되,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의 기회를 찾아내고 연구개발해서 신상품을 출시해야 장수기업이 될 수 있다.

신상품 개발 프로세스는 세계적으로 일반화된 모델이 있다. 이는 소비재 제품이나 프랜차이즈 등 서비스제품은 물론 내구재나 산업재 상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이러한 모델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프로세스에 따라 상품화를 하고 있다. 하지만 NPD(New Product Development) 프로세스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과연 몇 퍼센트 정도가 탈락 내지는 재검토가 이루어 지고 있는가? 정상적인 NPD 시스템이라면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신상품 아이템이 폐기되거나 수정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단계별로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 지고 이에 근거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각 단계별로 일정 기준을 정해놓고 (Huddle)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출시를 철회하거나 수정/보완 결정을 과감히 해야 신상품의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신상품개발프로세스 - 새로운 형태의 8단계 제품수명주기 관리

먼저 니즈개발 단계에서는 소비자의 니즈가 존재하는지, 이 니즈가 중요하면서도 미충족되어 있는 차별화된 시장기회 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여기서의 차별화는 경쟁 브랜드가 주지 못하는 효익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경쟁사와 같은 효익이라도  이를 압도할 정도의 강한 효익을 제공하는 것도 차별화라 할 수 있다. 즉, 초코릿시장에서 기존 초코릿 상품보다 카카오 성분이 더욱 강화된 ‘카카오 분말 60% 함유된 드림카카오’ 를 출시하여 차별화한 것이 좋은 사례이다. 이는 시즈(seeds) 측면에서 경쟁 브랜드 보다 더 니즈를 만족시킬 소재나 기술등을 갖고 있을때 유용한 방법이다. 차별화를 너무 중시하다 보면 니치(niche) 시장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아지며, 차별화가 너무 적어 지면 소비자관점에서는 신상품을 구매할 이유가 없어진다. 기존에 잘 쓰던 제품/서비스가 있는데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신상품을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잘 모르는 신상품을 구매할 이유가 있겠는가?. 

둘째, 컨셉개발 및 평가 단계에서는 시장기회 탐색에서 찾아낸 소비자의 니즈 (~하고 싶다!)를 자사가 소유한 기술이나 서비스 등으로 소비자에게 구매 이유(reason why)를 제시 하여, 소비자의 니즈를 효익 (~할 수 있구나!)으로 변환토록 하고, 궁극적으로 시도구매(trial)를 유도하는 컨셉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법칙은 모든 제품군에 해당된다. 또한 이 단계에서는 시제품/서비스를 만들기 전에 여러 가지 대안의 컨셉을 충분히 검토한 후, 이중에서 시장가능성이 높은 컨셉만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시제품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상품개발자 입장에서는 어떤 컨셉을 선택하거나 포기하더라도 위험부담은 훨씬 적다. 또한 컨셉만으로 대략적인 수요예측을 하거나 예상 수요에 따라 마케팅예산도 정할 수 있다.

셋째, 시제품의 개발과 평가 단계에서는 R&D부문에서 주도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게 되는데 이때 컨셉에서 확인된 미충족 욕구(unmet needs)를 해결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체적인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컨셉에서 소구하는 소비자 혜택(즉, ‘~하고 싶다’를 ‘~할 수 있다’로 변환한 결과)이 반드시 최고 수준의 품질로 구현되어야 한다. 또한 이 단계에서의 품질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느끼는 품질수준(blind quality)을 기준으로 품질 완성도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출시전 신상품 평가 단계는 신상품의 출시전 마지막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최종적으로 컨셉의 경쟁력인 시도구매(trial purchase) 유발력, 제품의 경쟁력인 재구입(repeat purchase) 유발력을 파악하게 되며, 동시에 컨셉력 및 제품력의 균형을 검증하게 된다. 컨셉력이 너무 높으면 제품력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제품력이 너무 높다는 것은 컨셉에서 이를 뒷바침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특히 이 단계에서는 마케팅 전략계획 즉, 핵심 효익, 유통의 범위, 광고비 및 판촉 예산 수준, 인지율 수준, 가격결정, 품질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단계이다. 이러한 마케팅계획의 강도는 예상 매출량과 연동된다. 즉, 매출량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된다면 생산단가의 하락 등 대량생산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scale merit)가 나타나게 되고 단기간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 반면에 수요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비용상승 효과와 함께 마케팅 예산의 운용이 제한 받게 된다. 따라서 시험시장테스트를 통해 운용가능한 마케팅 비용을 공격적, 중도적, 소극적 등 시나리오에 따라 집행했을 경우 예상되는 수요를 추정하여 전략수립시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출시전에 전략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므로 출시 후 실패에 따른 리스크도 당연히 적어지며 미비점을 보완할 기회도 얻게 된다. 효과와 효율을 중시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기업환경에 특히 필요한 단계라 할 수 있다.

다섯째, 출시 후 브랜드 관린 단계에서는 출시 신상품의 매출, 시장점유율 및 이익 수준에 따라 현상유지, 강화, 조기철수, 상품수정 등의 판단이 필요한 시기이다. 무인양품의 출시 후 브랜드관리 사례에서 시사점을 얻어 보자.

미국에 런칭한 무인양품이 출시 초반 고전을 면치못한 이유를 분석한 결과, ‘미국인 들은 동양문화에 호기심은 있으나 구매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였다. 그래서 2015년에 판매전략을 ‘물건을 파는 가게가 아니라 휴식을 제공하는 쉼터’로 바꾸었다. 즉, 빈백(bean bag)소파, 형상기억 방석 등 휴식에 필요한 가구들을 매장내에 20여개 넘게 배치하여 휴식과 경험을 느끼게 하였다. 몸소 체험을 통해 편안함과 휴식을 느낀 미국 소비자들로 인해 200달러짜리 1인용 빈백소파는 입고 즉시 매진되는 대박을 치게 되었다. 

 

어떤 신상품을 개발할 것인가?

 

신상품이 시장에 출시되면 시도구매(trial purchase)와 반복구매(repeat purchase)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성공하거나 실패하게 된다. 

히트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획하고 있는 신상품을 두가지 제품 (즉, 컨셉제품, 시제품)으로 나누어서 개발 및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수정 보완해야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즉, 경쟁력있는 신상품 컨셉을 개발하고 검증한 다음, 이 컨셉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제품이나 메뉴, 서비스를 개발하여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프랜차이즈, 소상공인의 경우에는 신상품개발 프로세스를 원칙대로 밟아 나가기에는 예산 등의 이유로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컨셉과 시제품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해당 카테고리의 얼리어답터에게 간략한 인터뷰를 하고 수정 보완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확률은 크게 높아짐으로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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