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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석 Nov 28. 2018

닌텐도 미래? - 신상품 아이디어 개발 10가지 방법

소비자 니즈를 통한 아이디어 개발법

히트상품 개발을 통한 성장전략의 중요성


닌텐도는 2013년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962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급락했으며, 닌텐도 Wii U를 출시하며 수퍼 마리오 신화를 이어가려고 하지만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이 확산되면서 무료 또는 저렴한 게임 이용이 급증하고 있고, 웹서핑, SNS 기능 등으로 킬링타임(killing time)이 가능해 지면서 굳이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닌텐도를 살 이유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1889년 화투를 개발한 닌텐도 창업주의 3대손인 야마우치 사장은 재직시절 “시장조사는 무엇 하러 하나요? 닌텐도는 시장을 창조해 나갑니다”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이렇게 소비자 니즈를 외면한 전략은 실적하락으로 이어졌다. 전자신문의 2016년 3월 31자 보도에 따르면 한국닌텐도의 2009년 매출은 2942억 원이었으나 2014년 매출은 450억 원으로 5년 사이 6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2009년 310억 원이었던 영업이익도 2011년부터 적자 전환해 2012년에는 영업 손실이 247억 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2016년에는 한국법인인 인력의 80%를 감축하기에 이르렀다. 이에따라 홍콩계 헤지펀드 오아시스는 닌텐도 주식을 사들인 후 수익성 개선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결국 닌텐도는 “모바일 시장 진출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뒤 ‘미토모’라는 게임으로 모바일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에서 2016년 출시한 닌텐도 최초의 모바일게임 미토모

미토모는 아바타 ‘미’를 활용해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는 소셜네트워크 게임으로 출시 후 3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는 자신의 아바타를 취향대로 꾸밀 수 있고, 주어진 질문의 답변에 따라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이용자를 만날 수 있다. 이제 닌텐도는 과거의 영화를 잊은채 시장의 요구를 더 이상 거부하지 못하고 진출한 모바일 게임에서 어떠한 결과를 얻을지 가슴졸이는 신세가 되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통계에 따르면 1980~2010년까지 30년 동안 국내 100대 기업 중 73개 기업이 그 지위를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도 81개 기업이 바뀌었다. 이처럼 기업의 지위는 끊임없이 변한다. 따라서 듀폰이나 3M 등 장수 기업들처럼 매출비중 중에서 3년내 신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30%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등의 지속적인 성장전략이 필요하다.

              

소비자 니즈 개발 방법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성공적 신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잠재시장의 소비자 니즈(needs)를 선제적으로 파악해서 이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닌텐도의 사례처럼 아무리 시장을 창조하는 기업이라 해도 소비자의 니즈를 놓치는 순간 기업의 생명은 위태로워 질 수 있다. 성공가능성이 높은 소비자 니즈를 개발시 유의할 3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소비자 이노베이터를 찾아라! 

신상품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카테고리에 대해 관여도나 사전지식이 부족한 평범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해서는 아무리 좋은 분석기법이나 모델 등의 툴을 이용한다고 해도 시장성 높은 니즈를 개발하기가 힘들다. 때로는 마케터 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소스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 이노베이터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다면 시장성 높은 니즈를 개발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소비자 이노베이터는 상업적 목적이 없는 순수 소비자이기 때문에 비교적 팩트에 가까운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스스로 오랜동안 축적된 정보를 가지고 있음으로 1명만 인터뷰하더라도 수백명의 일반 소비자를 인터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 마케터나 엔지니어가 직접 현장을 누비고, 심층 인터뷰하라!

원주민들의 문화나 생활상을 파악하기 위해서 인류학자들은 원주민들과 같이 먹고, 잠자고, 생활하면서 경험을 공유하고 관찰하면서 연구하였는데, 이를 자연주의적 탐구 (Naturallistic Inquiry)법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경험없는 해외 시장에 진출할 경우, 현지인의 삶과 동떨어진 호텔에서 숙식하면서 값비싸고 방대한 현지 시장 보고서를 읽는 것 보다는 차라리 며칠간의 홈스테이가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셋째, 엔지니어가 마케터가 되어야 한다

엔지니어는 소비자 니즈 관련 기술을 상품으로 직접 개발하거나 아웃소싱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신상품 개발 단계에서의 이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자는 동시에 소비자 니즈를 이해하고 실천하려는 마케팅적 사고를 해야만 한다. 잘 만들 수 있는 제품, 크레임이 적은 제품, 생산설비 구축이 용이한 제품 위주의 신상품을 개발한다면 결코 소비자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이는 하버드나 MIT 와 견줄 정도의 명문 공과대학으로 급부상한 올린(Olin)공대가 공학도의 시장과의 소통능력 향상을 위해 공학과 경영학을 동시에 가르치는 커리큘럼을 강화한 이유이기도 하다. 


니즈 기반 신상품 아이디어 개발을 위한 10가지 방법

 

아무리 좋은 신상품 개발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해도 이를 일상적인 업무과정에서 소화하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음은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는 방법들 중 실현가능성이 높고 효과적인 10가지 방법이다.


1.  고객의 불만과 니즈를 논의하기 위해 기업의 엔지니어 및 디자이너, 마케터와 만나 잠재적 해결방법을 무작정 쏟아내는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다

2.  엔지니어는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에 충분히 몰입하도록 시간을 배정한다. 3M은 업무에 15%의 시간을 할애한다.

3.  고객의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공장 견학시 정식 절차 중 하나로 만든다.

4.  고객들이 자사 및 경쟁사의 제품에 대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이때 대규모의 소비자조사를 꼭 할 필요는 없다.

5.  몰래 사람을 관찰하거나 고객과 함께 조사하기 위해 ‘캠핑생활’을 한다. HP 등이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

6.  한 방의 고객집단에서는 문제를 확인, 규명하는데 집중한다. 옆방에서는 엔지니어들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제시된 해결방안은 곧바로 고객이 평가한다.

7.  다양한 국가에서 발행하는 신상품 간행물을 일상적으로 조사하는 부서를 만든다.

8.  일상적 정보수집 방법으로 업계 전시회에 참석한다. 또한 일상적으로 전시회 소식이나 신상품 정보관련 인터넷 사이트 검색 부서를 만든다.

9.  기술 및 마케팅 담당자가 자사 공급자의 연구소나 생산부서를 방문하고 공급업자의 엔지니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10. 아이디어 뱅크를 만들고 이를 항상 개방하고 접근이 용이하게 한다. 구성원들이 그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추가적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허용한다.


3M은 이른바 ‘15% 룰(Rule)’라는 이름으로 기술 부문 직원들에게 근무 시간의 최대 15%를 상사의 승인 없이 본인이 선택한 프로젝트에 할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구글에도 ‘20% 시간(20 percent time)’이라는 게 있다.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근무시간의 20%를 현재 맡고 있는 일과 상관없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도 있다. 업무와 상관없는 일을 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 장기적으로 창의성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다. 


‘우리 회사는 상기의 회사들과 달리 여유가 없다’는 방어적 논리보다는 앞서 사례로 제시한 10가지 아이디어 개발 방법들 중 우리 회사에서 활용하기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한가지 정하여 일상 업무의 5%~10% 정도를 아이디어 개발에 할애한다면, 현재의 먹거리를 기반으로 하되 늘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되어 궁극적으로는 장수 혁신기업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한 실행 전략으로 매년 매출의 10%~20%는 신상품으로 이룬다는 전략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필자도 ‘바로 나를 위해 만든차!’라고 착각(?)하여 예약했지만, 앞으로 2년후에나 출시될 테슬라의 ‘모델 3’는 미완성의 시제품 발표와 1천달러의 예약금에도 불구하고 1주일만에 전세계적으로 32만대, 약 16조원이 사전 예약되었다.


모델 3의 예약 확정 안내문
테슬라의 모델S의 소형버전 전기차 모델3 외관 디자인


이러한 돌풍에는 딜러쉽을 통하지 않고 소비자에 직판하는 테슬라만의 획기적 유통 시스템도 한몪하였다. 모델 3를 예약한 어느 소비자는 “아이폰이 나왔는데 피처폰을 살 수는 없었다”라고 예약 이유를 밝히고 있다. 

지금 이대로가 좋았던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 역사의 주인공이 우리 회사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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