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gold)은 돌이 아니다. 황금은 흙돌이 아니다. 황금(golden)이라고 하는 것은 찬란하게 누런 빛깔을 가진 금을 강조하는 호칭이다. 돌은 다양한 광물과 암석을 포함한 물질이다. 황금이 되는 상황은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빅뱅(big bang)과 같은 고에너지 충돌을 제외하고는 불가사의한 일이다. 황금은 고대 역사에서 찬란함과 위상을 대신했다. 황금으로 뒤덮인 고대 이집트 왕의 상징물과 무덤, 가장 많은 황금이 모였던 오스만 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은 황금으로 된 아랍 문화를 대표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21세기에도 세계 곳곳에서 피로되는 화려함이나 부의 극치는 역시 황금으로 표현되고 있다. 황금 건물, 황금상징물, 황금제품 등은 과거의 황금문화로부터 영감을 얻어 재생되거나 창조되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소시민의 일생에서 백일반지가 황금과 조우하는 최초의 순간일 것이다.
아랍에미리트에는 산 대신에 사막이 있다. 강 대신에 바다가 있다. 사막이나 바다에는 사금이나 금보다는 유전이 발견되고 있다. 찌는 듯이 더운 사막과 휘몰아치는 바다, 고요하고 잔잔한 강과 사계절의 옷을 갈아입은 아름다운 산, 그 가운데 어디가 더 저주받은 땅이고 어디가 더 축복받은 땅인가? 아이러니하게도 허막한 사막과 바다를 가진 아랍에미리트는 축복으로 덮여 있다. 사막의 누런 모래에 섞여 있는 사금이 바람에 날려 쌓인 것이 아니다. 황토색을 가진 사막의 모래와 거친 바다가 숨겨놓은 보물로서 검은 유전이 지상으로 올라와 황금으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척박한 사막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따갑게 내리쬐는 햇빛과 싸우며, 거친 바다에서 진주를 캐며 살아온 처절한 인고의 대가인지도 모른다. 전혀 관련 없는 광경을 묵도하면서도 갑자기 황금과의 사랑에 빠지고 싶어 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금 산업은 과거 진주 무역의 쇠퇴와 깊은 연관이 있다. 진주 무역이 몰락한 이후 새로운 경제 동력을 찾기 위해 금 거래 산업과 석유 산업에 힘을 기울였다. 역사적으로 무역 중심지 두바이는 무역항으로서의 역할을 해왔으며, 그런 배경으로 금을 비롯한 다양한 상품 거래의 허브로 성장하였다. 1930년대에 조성된 전통 시장 골드슈크(Gold Souk)는 그 이후 인도, 이란, 아랍 상인들의 유입과 함께 금 거래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1960년대는 금 수입 및 재수출 시장을 키우며 중동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요한 무역 허브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 이후는 경제 성장과 석유 수출로 인한 부의 축적이 무역, 금융, 관광, 금거래 등의 메카가 될 정도로 급격하게 발전하였다.
황금은 아랍에미리트(UAE)를 신비롭고, 화려하고, 경건하고, 부유하고, 아름답게 수놓고 있어 황금국가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각인되었다. 국가적인 행사나 의식, 국제회의 등이 있을 때 왕은 황금 색의 옷을 입고 대중에게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물에 금색을 입혀 찬란하게 빛나게 하고, 금색의 장신구, 도구 등이 즐비하게 서있다. 황금이 지배하는 황금시대를 맞이했다. 검은 황금으로 불리는 원유로 얻은 부가 황금국가를 쌓고 있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은 이미 황금 사랑이라는 블랙홀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수천 년의 역사에 걸쳐 오늘날까지 황금이 아름다움, 호화로움, 권력, 부 등의 지표와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는 부호들을 위해서 거대하고 화려한 금으로 장식된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이 건립되어 있다. 독일인 사업가가 아이디어를 내어 만든 금괴를 파는 황금 자판기, 금으로 장식된 로비, 금커피와 금 아이스크림을 파는 르카페(Le Cafe)가 있다. 그리고 두바이에 위치한 고급 호텔 주메이라(jumierah hotel)를 경영하고 있는 대부호가 특별 주문한 황금 페라리 599 GTB의 사진을 공개하였다. 두바이 골드 슈크에는 21캐럿 금 63.8kg로 제작된 세계에서 가장 큰 금반지 나즈마 타이바(Najmat Taiba: Star of Tabia)가 전시되어 있다.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이 반지는 두바이가 금의 도시임을 상징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금을 빼놓고 그 특징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금은 일상, 경제, 도시, 종교 등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슬람 금융에 대한 일반적인 규칙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h)에서 규정하고 있다. 샤리아는 사람의 길을 뜻하며, 종교적 수행, 생활양식, 습관, 문화, 금용거래 등 이슬람교도들의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규범하고 있는 이슬람 율법이다. 그것은 쿠란과 순나를 법원(法源)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타인의 재산으로 이익을 증가시킨 것은 알라 곁에서는 성스러운 증거가 될 수 없노라. 그러나 알라의 기쁨을 구하기 위하여 희사함은 여러 배의 보상을 받게 되니라(Surah al-Rum, 30:39). 금지된 이자를 거두어 갔으며 백성들의 자산을 부정하게 삼키었더라. 알라는 그들 불신자들에게 고통스러운 벌을 준비하셨노라(Surah al-Nisa', 4:161). 알라는 이자의 폭리로부터 모든 축복을 앗아가 자선의 행위에 더하시니 알라께서는 사악한 모든 불신자들을 사랑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니라( Surah al-Baqarah, 2:276)”
그것은 중세시대의 기독교 교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돈이 돈을 낳게 해서는 안된다’라는 주장에 부합되는 원칙이다. 이슬람이 따라야 하는 샤리아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금전 수탁을 통한 이자 수취를 금지한다. 실물거래가 수반되지 않고 단지 금전 대여를 통해 시간의 경과로 이자를 받는 것을 부당 이득으로 간주하고, 수익이나 손실에 대해서 공동으로 부담한다. 금전 사용에 있어서 리바(Riba : 이자)를 부과하지 않는다. 둘째는 계약 중 가라르(Gharar : 불확실성)를 금지한다. 셋째는 마이사르(Maisir : 투기행위)를 금지한다. 넷째는 이슬람교도가 돼지고기, 주로, 담배, 무기 등의 하람(Haram : 금기품목)을 사용 또는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다. 그런 금기사항은 생활양식과 이슬람 금융을 통제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그런 규칙에 기초해서 금거래, 금산업, 금사용 등에 대한 규정을 정교하게 구체화하였다.
이슬람권에서 개인생활, 종교생활, 경제활동 등을 하는데 금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슬람 경전인 쿠란에서는 금의 착용이나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금은 이슬람 율법 샤리아(Shariah)에서 허용되지 않는 모든 것을 통칭하는 하람(Haram)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Hadith)에서는 사치를 방지하기 위해 신자들에게 자제를 권고하였다. 그런 이유로 이슬람에서 남자는 금 장신구를 착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금과 비단은 오로지 여성에게만 착용이 허용되었던 것이다. 무함마드는 금그릇이나 은그릇에 음식을 담아 식사하는 것도 금지했기 때문에 이슬람 문화권에서 오히려 동양의 도자기를 선호하였다. 도자기를 최대한 화려하게 꾸미기 위해 코발트라는 광석을 이용하여 만든 짙은 파란색의 안료를 중국에서 가져와 청화백자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권에서는 현실에서의 황금활용과 경제재로서 황금에 대한 가치변화가 생기면서,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에서 제시한 권고에 새로운 시각이 대두하였다. 그것을 계기로 금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산업적으로 금융적으로 활성화할 것인가가 논의되었다.
샤리아에서는 상거래와 금융에 관한 규정으로 이자(Riba)를 금지하고, 정당한 거래와 부의 공정한 분배를 강조하고 있으며, 금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시대적 변화에 의해서 금융활동이나 금 거래가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부합하도록 특별 규정을 발표했다. 그것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1991년 이슬람 금융 기관 회계 및 감사 기구(AAOIFI)가 바레인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국제기구로 설립되었고, 이슬람 금융 산업을 위한 회계, 감사, 지배구조, 윤리 등의 표준을 제정하였다. 그리고 2016년에는 세계금위원회(WGC)의 협조를 얻어 금 거래와 금 투자 등에 대한 표준을 발표하여 금 투자 길을 열어주었다. 그런 표준에 근거해서 이슬람 금융업계는 주식과 부동산, 이슬람채권 수쿠크(Sukuk), 이슬람보험 타카풀(Takaful), 금 등을 투자대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두바이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하산 메라 AAOIFI 사무총장은 특별 규정이 금은 물론 은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샤리아에서 금 거래는 특정 원칙을 따라야 할라(Challah ; 허용)로 간주된다. 금 거래의 주요 원칙으로 첫째 현물(Spot) 거래 원칙이다. 금 거래 시 결제와 소유권 이전이 즉시 손에서 손으로 이전되어야 한다. 할부식의 금 매매는 금지된다. 둘째는 금과 금의 교환 시 동일한 무게원칙이 적용된다. 금을 다른 금으로 교환해도 순수 금의 무게는 동일해야 한다. 셋째는 실물 보유원칙이다. 금 투자는 실물 금을 소유하는 것을 전제로 하며, 골드바, 주화 같은 물리적 형태, 디지털 금 등처럼 배분되고 소유권이 명확해야 한다. 넷째는 실물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금 통장이나 펀드 같은 금융 상품은 할라로 인정되지 않는다. 금 실물에 100% 실질적으로 뒷받침되는 ETF는 샤리아 준수 기관의 승인을 받아 할라 투자가 가능하다. 그러나 투기 성격이 강한 금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은 금지하는 불확실성과 투기를 조장함으로 할라의 대상이 아니다. 다섯째는 샤리아를 준수하는 다양한 할라 금 상품을 개발하여 무슬림이 안전하게 금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중동지역은 전통적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종교적 관습, 문화적 배경, 결혼, 풍습, 재산 보관 수단, 지배자의 위상표현 등으로 이용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국가에서 1인당 금 소비량은 세계최고 수준에 있다. 더욱이 중동 부호들이 황금을 선호하는 풍습이 있고, 예술적인 금 가공전문가들이 수요에 대응하는 상품을 양산하면서 금 시장은 활성화되고 있다. 황금은 경제적인 가치를 넘어, 문화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고, 생활양식, 도시형성 등에 이용되고 있다. 중동에서 황금은 석유로 축적된 부의 증거이고, 현지의 물질적 풍요로움을 대변하며, 국가와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사람들의 마음과 문명을 화려하고 성스럽게 치장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두바이는 전통적인 석유 의존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해 금융, 무역, 관광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금 산업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두바이는 황금의 도시(City of Gold)라는 별명이 있는 것처럼, 금 관련 산업의 규모가 거대하고 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다. 두바이 금시장은 아프리카,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의 금이 두바이를 거쳐 세계로 퍼지고 있고, 매년 수천 톤의 금이 거래된다. 두바이는 전 세계 금 유통량의 3분의 1이 거래되는 금의 메카이다. 두바이는 금시장이 단순한 소비가 아닌 경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고, 런던이나 상하이에 필적할 세계 주요 금시장으로 떠올랐다. 아랍에미리트의 금 보유량은 2024년 첫 분기에 75.02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5년 2분기 현재 74.40톤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바이 금시장에서는 타국가에 비해 관세가 매우 낮거나 없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금세공과 주얼리 제작산업이 발달되어 있다. 파키스탄에서 온 기술자들이 운영하는 수공예 금세공업계는 전통적인 디자인부터 현대적 주얼리까지 다양한 제출을 제작하여 판매한다. 그리고 두바이 커머더티 센터(DMCC)는 기관투자자와 국가 간의 무역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금거래소 역할을 하고 있다. 거기에다 금매매가 가능한 골드 슈크 (Gold Souk)가 활성화되어 매년 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와 금 사냥을 하고 있다. 금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각 대륙으로부터 다량의 금이 유입되고 동시에 금을 사려는 큰 손들의 활동무대가 되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 가격이 급등하면서 두바이가 세계적인 금거래 중심지로 부상하게 되었다.
그러나 황금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아랍에미리트의 금 산업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대두했다. 아프리카 등의 일부 분쟁지역에서 채굴된 많은 금이 유입되어 전 세계적으로 팔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분쟁지역에서는 분쟁 광물이 전쟁자금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유엔은 2011년 보고서를 통해 두바이가 분쟁지역에서 채굴된 금의 거래시장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두바이의 금속제련업 회사 칼로티(Kaloti)가 분쟁지역과 금거래를 해서 세계에 제공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칼로티는 연간 금 1,400t을 제련하는 중동 최대의 제련소를 보유하고 있다. 부정적인 비판은 칼로티 창업자 무니르 칼로티(Khalid Muneer)가 중동의 경제지를 통해서 두바이에서 세계 금 거래량의 25%가 거래되고 있다고 말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영국의 신문 가디언(The Guardian)은 칼로티의 부당한 금거래가 있다는 점을 폭로했다. 가디언은 국제 회계법인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의 보고사를 인용해서, 두바이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금속 제련업체 칼로티(Kaloti)가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금 52억 달러(약 5조 4200억 원) 어치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칼로티는 채굴 허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아프리카에서 금을 들여와, 비밀리에 고객들과 금 거래를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가디언은 미국 업체 약 4,500곳이 두바이의 금속 제련업체들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한 해 동안 UAE에서 거래된 금은 총 700억 달러어치였다. 특히 일설에 의하면, 2022년 아프리카에서 채굴해서 밀수된 금 435톤 중 405톤이 UAE로 반입된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 결과 유엔과 유럽연합은 분쟁광물 거래를 규제하는 방안들을 마련했지만 효과를 거두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노예이자 이야기꾼이었던 아이소포스(Aisōpos)가 쓴 『이솝우화』 에는 황금거위가 황금알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황금에 눈이 먼 농부는 결국 황금거위의 배를 가르고 만다. 현대에 사는 사람들은 황금을 보면서 농부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역사는 황금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황금을 쫓아가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것 같다. 비로소 황금은 가져야 할 가치가 있다는 충동적 욕망이 거품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 현재 황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변하지 않는 마음이나 존귀한 대우나 우러러볼 수 있는 고귀함, 깨끗함, 사랑, 믿음, 청렴, 권력, 권위, 지배, 미, 화려함, 신성함 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세속적인 물질적 존재로 골드바, 금두꺼비, 금열쇠, 금황소, 금반지, 금목거리, 금 팔지, 귀걸이, 금덩어리, 금시계, 금빌딩, 금화장실 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무리하게 가늠해 본다.
역사는 황금을 돌로 보라는 교훈이나 황금을 귀한 보물로 보는 욕망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교훈은 황금을 쫓지 말하는 의미로, 욕망은 보물을 쫓으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지구에는 좌와 우, 남과 여, 해와 달, 생과 사, 낮과 밤 등이 서로 나뉘어 있는 것처럼, 교훈과 욕망은 동시에 가질 수 없는 반대편에 있어야 하는 절대적 이치에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나의 인생에 크게 작동한 것 같지 않다. 마음속을 까서 구석구석 뒤져봐도 황금이 갖고 있는 정신과 물질적 가치는 내게서 찾기 어려운 요소였다. 황금은 멀리 보거나 쫓아가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 무엇인가에 홀렸는지 황금 불감증이라는 중병에 쭉 걸려 있었던 같다. 아랍에미리트에서 빛나는 황금에 전신을 쪼이면서, 앞으로 황금을 어떻게 인식하며 살아갈 것인가를 물었다. 그 순간 창문으로 돌진해 온 황금색의 저녁노을에 그냥 무저항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제는 황금사냥을 떠날 시간이 도래한 모양이다. 그러면 반짝반짝 빛나는 황금변기에 황금변을 보게 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