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예보는 비.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지는 못해도 비만 좀 참아주면 좋겠다.
창밖에는 은은하게 단풍이 오고 있다.
계절은 요란한 소리도 없이 때맞춰 묵묵히 오고 간다.
올 가을이 담뿍 물들기 전,
나는 제법 '발칙한 데뷔무대'를 준비했다.
타인들에겐 그저 흔하디 흔한 작은 행사 중 한 꼭지.
내겐 두렵고 떨리는 단독 설장구 연주!
나는 지난여름 내내 비지땀을 흘렸다.
한증막에서 나온 아줌마처럼
온몸에서 땀이 솟고
머리칼에서 떨어진 땀방울이 연습실 바닥에 뚝뚝뚝.
하루 두 세 시간씩 장구연습을 했다.
몸풀기로 연습실을 조깅하듯 달리고
공들여 스트레칭도 하고
그러면 호흡도 좀 골라지고 몸짓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우리 선생님은 허공처럼 잘도 뛰는데
나는 푸덕푸덕 자빠지는 칠면조 같아.
어떻게든 예쁜 척, 뛰는 척, 하면서도
장구소리는 잘 내보겠다고
손가락에 물집이 여러 번 터지고
굳은살이 배겼다.
8년의 결실을 만드는 중이다.
나는 왜 장구를 치고 있을까?
"좋아서"
받아놓은 날은 어김없이 돌아와
바로 오늘이다!
어제저녁 선생님한테서
"준비 잘 됐다"는 평가.
처음으로 칭찬을 받았다.
오늘 실수만 안 하면 정말 좋겠다.
그리고 공연시간에 비가 안 오면 정말 좋겠다.
지금 우산 쓴 사람들이 걸어간다.
이따가 오후엔 가랑비가 멎고,
한옥마을 대사습청 마당으로
온화한 기운이 흘러오면 좋겠다.
그 기운따라 구경꾼도 저절로 몰려오고......
나는 다스름 장단부터 낮게 시작해서
굿거리도 치며 나긋나긋 걷다가
결국 자진모리로 휘몰아치고
연풍대를 잠깐 돌며 조용히 잦아들 것이다.
그러면 내 차례가 끝난다.
7분 15초!
"아이쿠
접신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