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팝꽃 지고, 장미꽃이 세계제일!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은 몇 년 전부터 공조팝꽃으로 아주 유명해졌다.
봄이 오면 흰구름 같은 공조팝 꽃을 보러, 사람들도 구름같이 모여든다.
상큼한 애기씨 분냄새라고나 할까?
그 꽃향기는 벌과도 싸울 만큼 황홀한 것.
난 때때로 도로공사 수목원에 간다.
거의 혼자서 간다.
비가 부슬부슬 올 때 가도 참 좋다.
언제라도 찾아가면 내 마음을 씻어 주는 고마운, 큰~ 정원이다.
오늘 거기에 다녀왔다.
오후 1시쯤 하늘은 쾌청했고 더웠다.
수목원에 경사(慶事)가 있는 줄 모르고 갔는데, 입구에 다가서니 자랑스러운 현수막이 걸려있다.
전주수목원의 "장미의 뜨락"이 2025 세계장미회 최우수정원상을 받았다고 한다.
가꾸어 주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관람료도 무료인데 어찌나 정성스럽게 꽃과 나무를 키워 주시는지......
오늘 수목원 내에서 가장 핫한 구역은 역시 장미원이다.
한옥지붕과 담장을 조화롭게 배치하고 수많은 종류의 장미꽃을 피워놓았다.
사진 찍을라, 향기 맡을라, 사람들도 희색이 만면한 모습이 오! 좋다.
수목원엔 장미원외에도 20여 개의 주제별 정원이 갖춰져 있다.
갈림길, 연못, 대숲, 소나무숲, 무궁화밭, 수국밭, 약초밭, 잡초밭, 잔디밭......
아기자기한 쉼터와 어울리는 크고 작은 나무들도 오랜 세월 제자리에서 점점 의젓해지고 나이 들어가고 있다.
문득, 나무들도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려나? 생각했다.
오래 산 나무를 보면, 나는 나무에게 어른 대하듯 인사를 한다.
그것은 무속이나 그런 것이 아니고, 긴 세월 자연 속에서 살아낸 큰 나무가 선생님처럼 느껴져서 그러는 것이다. 어쩔 때는 내가 말을 걸기도 하니까 무속인같이 보일까?
난 꽃이름과 나무이름을 잘 알고 싶어 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곳 수목원은 나의 학습장이기도 하다.
이름표를 보고 사진 찍고 자꾸 외워본다.
그래도 곧 잊기는 하지만.
수목원의 길에 집중해서 걸어보려면 곧 다시 와야겠다.
죽림원의 사잇길을 걷다가 하늘을 볼 때 내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
다음에 오면 모든 길을 빼놓지 말고 걸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