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넘어도 엄마에겐 아기
서른세 살 먹은 아들이 취미로 디제잉을 한다고 나에게 가끔 자랑을 한다.
난 잘했다고 추임새를 넣으면서도 사람조심, 술 조심, 음료조심......
염려를 빼놓지 않고 읊어 댄다.
아들에게 그런 취미가 있는 줄은 몰랐었다.
회사창립행사인가 거기서 동호회활동으로 디제잉을 했다고 사진을 보내줘서 그땐 귀엽게 봐줬는데, 열심히 배우는 과정을 알고 나서는 거기에 진심인 줄 알게 됐다.
출장 가듯 어느 장소에 가서 정해진 시간만큼 음악을 틀고, 크루들과 교류도 하고 장비도 장만하고.
지금 아들의 삶에서 디제잉이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성취감도 함께 따라오는지 공연이 잘 된 날에는 그 기분이 채가시지 않은 사진과 짧은 멘트가 나의 카톡에 까지 담긴다.
나는 일과 취미로 조화로운 일상을 실천하며 살아온 편이다.
일과 놀이, 공부, 세 가지 균형을 맞추는 게 가장 안정된 일상이라고 생각하며 실천하려고 했다.
그래서 젊은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면 그런 잔소리를 좀 한다.
놀이도 재밌게 놀려면 배워야 한다, 취미생활도 그렇고.
배우는 일은 젊었을 때가 효율적이니 관심사에 따라서 미리 배우고 익혀두면 은퇴 후에도 풍요로운 삶이 이어질 수 있는데, 뒤늦게 새로운 것을 배우자면 더디고 어렵고 흥미를 잃고 포기하기 쉽다.
아들 훈이가 직장생활도, 취미활동도 조화롭게 하는 걸 보니 잘했다 싶고 나는 응원을 보낸다.
나 역시 취미부자여서 한 두 가지 배우는 게 아닌데,
"더 일찍 배웠으면 얼마나 좋아?"
이런 생각이 한 번씩 뒤통수를 때린다.
요리도 잘하고, 캠핑도 좋아하고, 운동도 열심이고, 이젠 디제이가 된 아들!
너의 삶에 빠진 건 없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