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보니, 벌써 4일이다.
처음 하루 이틀은 시작이라고 말하다가도,
그 이후가 되면 시작이라고 말하는 게
조금 어색해지는 건 나만의 기분 탓일까?
아마도 어느새 한 달의 시작에
익숙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의 행동으로 해야 하는 시작은 그리도 어려운데,
자연의 시작과 외부의 시작은
이렇게 쉽게 이루어지는 것만 같은 느낌.
물론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늘 시작에서 머뭇거리는 나는 괜한 투정을 부려본다.
아침 알람보다 더 일찍 나를 깨우던
매미 소리가 잠잠해지고 있다.
낮의 길이를 결정하는 해가 지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밤에는 조금 선선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아직 가을이라고 말하기에는 낯설고,
여름이라고 말하면 너무 지친다.
각자의 기억은 상대적이지만,
이번 여름만큼은 모두에게 강렬한 모습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기억에는 감정과 각각의 연결 이야기들이 함께한다.
이번 여름이 지나고,
이번 여름을 기억 속에서 다시 떠올릴 때,
난 어떤 이야기들이 함께 떠오를까?
참 많이 미루고,
참 많이 멈추고,
덥고 지친다는 핑계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나의 오만함이다.
미루는 순간, 그 순간부터 점점 멀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서.
지난 시간을 후회하는 것은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와서 하기에는
때때로 너무 늦어버린 일들도 있다.
내 삶에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음에도 말이다.
이 여름이 또 나에게 그런 후회의 날들이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2025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이제 중반을 넘어 끝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야기의 결말을 조금씩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주인공은 첫 페이지보다 성장했으면 좋겠다.
수많은 일들이 모두 정돈되지는 않아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을 채워 넣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에게 곁을 내어주는 여유를,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는 풍요로운 내면을
다질 수 있으면 좋겠다.
어떤 생각,
어떤 감정,
어떤 경험들을 채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