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산책

by 글밤


겨울의 한중심에 서있는 느낌이다.

월요일부터 시작된 한파가 토요일인 오늘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고, 이틀 전에 내린 눈이 여전히 남아있다.


햇살이 내리쬐기는 하지만, 눈을 녹일 만큼은 아닌가 보다. 더욱이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서, 추운 날씨에도 조금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던 겨울 햇살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나는 겨울의 한가운데 있다.


지난해는 기후변화를 피부로 실감했던 해였다. 그런 생각이 내 안에 남아있기 때문인지 이 겨울의 추위가 유독 다른 해에 비해 특별하게 더 춥고,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다가오는 기분이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론 정말 겨울이라는 계절의 계절다움을 강하게 실감하고 있다.



사람의 감정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가을이 어쩐지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면, 겨울은 왠지 안타까움이 생겨난다고 할까?(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겠지만)



푸르름이 사라진 자연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색에는 명도와 채도가 있다. 그 차이에 따라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으로 나뉘는 것처럼, 언제나 파란 하늘은 늘 푸르지만, 찬 공기가 어우러져 다른 계절과 달리 차가운 푸르름, 날카로운 푸르름을 느끼게 한달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오늘의 하늘, 저 달이 없다면 하늘의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청아하다.



겨울의 안타까움에는 앙상한 나무들도 한몫할지도.

하지만 그 나무들을 보면서 생명력을 느낄 수도 있다.

마치 죽어있는 듯 보이지만, 그 땅 아래 봄을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생명력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겨울 들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쁘고 치열한 생명력의 장소일지도 모른다.



어제보다 조금 오른 기온에 호기롭게 나선 산책이지만, 역시나 춥다. 일기예보에서는 이번 주말을 넘기면서 조금씩 날씨가 풀리고, 영상의 기온이 된다고 한다.

그러면 2월 중순이 될 테고, 짧은 2월이기에 3월을 바라보며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커지는 시기가 되겠지.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그렇다.

이렇게 또 어느새, 나의 마음은 미래에 가있다.

아직 겨울은 자리를 내어줄 생각도 하고 있지 않은데 말이다.


하지만, 불어오는 찬바람이 다시 나를 2월의 두 번째 주말 현재로 돌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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