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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
23. 마흔이 넘어서 찾아온 첫사랑
by
나무
Apr 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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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간 시간들이 알려주는 사실들이 있다
각자 지내온 시간들 속에서
각자의 삶을 켜켜이 쌓아왔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 지나온 시간들을 공유하면서
미세하게나마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문이 열릴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이 이야기한다
깊은 웅덩이 속에 갇혀있던
시간들 속에서 어떻게든 버텨야 했다
치료도 받고 약도 복용하면서 하루하루를
치열한 게 버티고만 있었다
그런 날들 속에서 마약진통제 같은
신경안정제까지 복용해야만 했었던
지난 시간들이 있었다
그 남자의 시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감히 짐작할 수가 없다
그 남자의 시간들 속에서
나의 시간들도 슬며시 고개를 들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사랑과 좋아하는 것의 차이를 몰랐던 시절에
결혼을 했었구나
첫 남자친구와 결혼을 했고 이혼을 했기에
연애라는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런 나에게 40대가 되어서 첫사랑을 하는구나
이 남자와 지금의 순간들이
사랑이라 부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첫사랑이라는 걸 알았다
봄이 오렸는지 햇살이 따사로운 날이다
그와 함께 청계천 산책로를 두 손 꼭 잡고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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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첫사랑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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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
저자
불혹이라는 나이를 넘고, 홀로 아이들을 양육하며, 사람을 통해 배워가는 일상들이 기억 저편으로 흩날리지 않도록 기억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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