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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살면서 우리는

by 나무

살면서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 외의 다른 것들에

관심이 생기는 정도가 얼마나 될까?

특히나 돈 버는 일 외의 것들에 대한 관심말이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지나온 지난 시간들 속에서

살기 위해 운동에 전념한 것 말고는

다른 무엇에 관심이 생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 사람을 만나

소소한 일상들이 하나하나 채워져 가는

지금의 순간순간들이 신비롭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데 나만 그러지 못했던 걸까?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서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해 둔 데이트코스!


역사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그 남자

미리 예약해 둔 코스는 창덕궁 투어

해설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궁 투어를 하는 동안

해설가이드보다 더 많은 지식이 있는

그 남자는 지긋이 나만 바라본다


"살면서 내가 이런 곳을 여자친구와 오다니"


감탄 섞인 그의 말의 말에 미소로 답하였다

같은 마음이었다



아이들이 곤히 잠들면

아이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매일밤을 눈물로 지새우곤 하였다

이 전쟁 같은, 이 암흑 같은 날들의 끝이 오긴 올까?

하는 생각들 끝에 지쳐 잠들던 때가 있었는데

나에게도 이런 행복들이 오긴 오는구나


궁투어가 끝나고 그 남자는

숙취해소 젤리스틱을 하나 건넨다

뭔지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달콤하게 먹었다

먹고 나니 콜키지프리식당을 예약해놓았다 한다

술에 약한 내가 낮에 먹는 와인에 취할까 봐서

미리 챙겨 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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