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두 아이가 잠든 밤, 삶을 다시 꿰매기 시작하였다

by 나무




사랑한다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의 간극은 생각보다 크다.
그 간극이 이렇게나 깊고 넓은 줄,
결혼할 때는 왜 몰랐을까?




간극이 커질수록 고민도 깊어졌다.
그리고 결국,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폭싹 속았수다’의 금명이 아빠처럼
우리 부모님은 묵묵히 내 앞에 서 계셨다.



나는 마치 마지못해 선택을 내리는 듯 이끌려 갔지만,
다행히도 아빠의 품이 있었고,
엄마의 등 뒤가 내 등불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그 따뜻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현실과 맞닥뜨려야 했다.



두 아이를 키워야 했다.
아니, 단지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잘 키우고 싶었다.

현실은 쉽게 나를 허락하지 않았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며칠 밤을 고민했다.
하지만 고민만 한다고
정답이 툭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생각은 꼬리를 물고
마음은 점점 답답해져 왔다.
숨이 턱 막힐 듯했지만,
뭐라도 해야 생각을 멈출 수 있었다.







아이들이 어렸기에
모두 잠든 후에야 내가 쓸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찾아왔다.
그 시간이 찾아오면, 노트를 꺼내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써 내려갔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의 형태는 무엇인가?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


마음속 질문들에 조심스레 답을 적어가며
나는 조금씩 길을 그려나갔다.



그 무렵, 패션 산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었다.
그 흐름에 몸을 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방향을 정했으니
이제 방법을 찾을 차례였다.

놀랍게도 마치 나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국비 지원 프로그램들이 줄지어 나를 향해 있었다.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나는 학원으로 향했다.
웹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나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https://youtu.be/N2sLYFHLtzA?si=_otZHqyMRUPs1p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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