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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머리가 어지럽다. 술에 취한 탓이다. B항공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른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면까지 굳이 6시에 쉬겠노라 우긴 것은, 그 시간에 B항공 최종합격 여부 발표가 나기 때문이었다. 잔뜩 긴장한 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었고, 떨어졌다.
너무 억울했다. 나는 정말 많이 변했고, 정말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나는 이제 정말 일하러 가는 줄 알았다.
그러고 다시 닥친 일상. 스텝 3명이서 큰 매장을 관할하느라, 나는 얼빠진 상태로 매장을 돌봤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일을 마치고, 친구와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고 싶었다. 나는 좀 슬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이 길을 계속 걸을 때, 내가 꽃을 따서 갈지, 쓴 미소만 안고 갈지 모르겠다. (최소한 후회는 안하겠지. 난 항상 그래 왔으니.) 술에 알싸하게 취한 지금, 나는 그래도 이 길을 계속 가려고 한다.
우선 2주간 휴식을 취하고 2주 뒤부터 체중감량, 영어공부, 주기적인 운동을 해나갈 생각이다. 생활 습관도 바꾸고. 뭐 이렇게 된거, 질려서 나자빠질때까지 해보는 거다.
*<펭귄 날다>는 승무원 준비생 시절 경험을 담은 에세이로, 과거 저의 개인 블로그에 기재했던 글을 다시 옮겨 연재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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