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려치고 카페나 차릴까?
'다 때려치고 카페나 차릴까?'의 1강~5강은 카페 창업에 앞서 스스로의 상태와 마음가짐에 대하여 성찰해 보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 즉, 장사가 낚시라고 가정하였을 때 나에게 '낚시꾼'의 자질이 있는지, 또 좋은 낚시꾼에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여러분에게 본격적으로 '낚시'에 대하여 알려주고자 한다.
지금부터 써 내려갈 이야기는 '다 때려치고 카페나 차릴까?'의 이론적 뿌리가 되는 내용으로서 필자가 직접 창안한 개념들이 등장하기에 독자 여러분의 집중을 요한다. 곱셈을 익히지 않고 나눗셈을 배울 수 없듯이 이번 6강의 내용을 습득하지 않고서는 다음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부디 중요한 내용이니 훗날 카페를 차리고자 하시는 분이라면 이번 6강을 세심하게 정독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컴퓨터에서 하드웨어는 cpu, 그래픽 카드 등의 물리적 구성요소를 뜻하고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의 작동 방식을 정하는 프로그램과 운영체제 등을 뜻한다.
효율적인 컴퓨터 사용환경을 만들려면 이 두 가지 요소를 양호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제아무리 고사양의 그래픽 카드와 cpu를 갖추고 있다고 해도 운영체제가 윈도우 98에 머물러 있다거나 구닥다리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카페도 그러하다.
나는 카페 창업 준비기간부터 지금까지 모두 합쳐 300여 곳이 넘는 카페를 관찰, 분석하였고 각각의 카페의 비즈니스 모델과 그 작동원리에 대해 연구하였다.
그리고 카페의 구성요소를 나누었을 때, 성질의 유사성과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력에 따라 두 가지 개념으로 분류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분류 기준은 '고정성'이다.
본문에서 이야기하는 '고정성'은 창업(개업)을 기준으로 고정되어 바꿀 수 없느냐, 혹은 그날그날, 분기마다의 전략으로 바꿀 수 있느냐가 그 기준이 된다.
카페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카페를 구성하는 요소를 나열해 보도록 하겠다.
상권, 입지, 규모(테이블 수), 인테리어, 메뉴, 브랜딩, 서비스, 마케팅, 컨셉 등
상기한 내용을 '고정성'을 기준으로 분류해 보자.
고정된 것(Hardware) - 상권, 입지, 인테리어, 규모 등
유동적인 것(Software) - 메뉴, 브랜딩, 서비스, 마케팅, 컨셉 등
삽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하드웨어란 고정적인 것, 물질이나 위치 기반의 것이라 볼 수 있다. 반면에 소프트웨어는 상대적으로 유동적이고 비물질, 혹은 개념적인 것들이다.
낚시에 대한 비유를 다시 가져오자면 하드웨어는 낚싯대(카페의 물질적 구성요소), 낚시터(상권과 입지)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 소프트웨어는 낚시꾼의 기술(서비스, 메뉴), 미끼(컨셉), 떡밥(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이 개념을 착안하게 된 이유는 너무나 많은 카페 창업가들이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 둘 중 한 가지에만 매몰된 나머지 끝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창업자의 연령대에 따라서 다른 경향성을 보이는데 상대적으로 창업자의 연령이 낮을수록 소프트웨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연령이 높을수록 자본력을 바탕으로 하드웨어에서는 강점을 보이나 소프트웨어에서 약점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결국 각 요소를 충족시키는 데에 필요한 것이 돈(자본)과 센스(감각)로 완전히 다른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하드웨어(Hardware) - 상권, 입지, 인테리어, 규모 -> 막대한 자본 필요
소프트웨어(Software) - 카페에 어울리는 서비스, 메뉴, 컨셉, 브랜딩 -> 트렌디한 감각 필요
젊은 창업가는 대체로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 커피와 디저트를 만드는 실력도 자신 있고 최신 유행에도 빠삭하지만 현실과 타협하여 후미진 자리, 인기 없는 상권에서 장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 든 창업가는 여윳돈도 충분하고 상권이나 입지를 보는 것도 능숙하다. 그러나 마케팅과 브랜딩, 최신 유행에서 젊은 경쟁자들에 비해 뒤떨어진다.
그러나 카페 시장은 완전한 승자독식의 구조로 재편된 지 오래다. 현재의 카페 시장에서 살아남아 유의미한 매출을 내는 업체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준수하게 갖춘 하이브리드(Hybrid) 형 카페들이다.
좋은 하드웨어, 혹은 좋은 소프트웨어만으로는 결코 현재의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오늘은 카페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념에 대해 알아보았다.
어쩌면 혹자는 굳이 카페 창업에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구분이 꼭 필요하냐고 물을 수 있다. 사실 업계에서 널리 통용되는 개념도 아니고 카페 창업에 있어서 이러한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나 하나뿐이다.
그러나 철학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본인의 저서에서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Die Grenzen meiner Sprache bedeuten die Grenzen meiner Welt)"고 말한다.
오늘 우리가 배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라는 개념은 막연한 개별 요소였던 것들(상권, 입지, 메뉴, 브랜딩, 컨셉 등)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작동방식과 역할을 보다 쉽게 설명해 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당신의 카페 창업과정에 있어서 어느 한 가지 요소에 매몰되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존재하고 모두가 각자의 분야가 가장 중요하고 깊이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건축, 인테리어 전문가의 말만 들으면 하드웨어가 가장 중요한 것이고 원두 업체, 마케팅 업체의 말만 들으면 소프트웨어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의 의견을 상황과 여건에 맞게 취사선택하고 균형을 잡는 것은 초보 창업가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자, 그럼 다음 시간엔 카페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단위 매장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창업 예정자인 당신은 둘 중 어떤 요소에 더욱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 공개하도록 하겠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