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과거는 지금까지 어지간히 돌아보았다.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 과거는, 현재에 적용해 볼 몇 가지 반성 거리를 제외하고는 이제 한낱 추억거리가 되어 버렸다.
그리 길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미래의 내 모습을 그리면서 현재를 가꾸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아내가 “기사 자격증을 하나 더 따놓는 것이 어때?”하며 조심스레 물어봤다.
나는 일 년 반의 지난했던 기사 자격증 공부를 떠올리며 “왜 또 그래?”하며 짜증스럽게 반문했다.
전공하지도 경력도 없는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쭈뼛쭈뼛하면서 “아직 젊잖아. 공부하던 감이 아직 살아있을 때 해보는 게 어떤가 해서. 언제 또 공부하겠어요.”라고 했다.
한창 글 쓰는 묘미에 푹 빠진 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나는 경험을 통해, 자격증 공부는 절대 양다리를 걸쳐서는 단기간에 합격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결국, 아내의 말은 글쓰기를 이쯤에서 잠시 미뤄두고 더 늦기 전에 자격증 취득을 시도해 보라는 말이다.
처음에는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보려고 하는 데 무슨 소리야.” 하면서, 부정적으로만 대꾸하고 지나갔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그 말이 계속 뇌리에 남아 글쓰기 집중을 방해하고 있다.
나는 전기기사 공부를 하면서 만났던 7년 위의 지인과 교류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후, 줄곧 자격증 도전을 하고 트럼펫도 열심히 배우는 등 액티브 시니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이다.
트럼펫도 단순히 취미로 배우는 것을 넘어, 연주단에 소속되어 연주회도 몇 차례 가졌고 그중 한 번은 아내와 직접 가보기도 했었다.
얼마 전 폴리텍대학을 다니면서 자동차정비기능사를 취득하더니 지금은 1년간 전문기술 과정을 다니면서 공조냉동 기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직 따지 못한 전기기사 자격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내가 “왜 자격증을 계속 따려고 하세요?” 하고 물었다.
나보다 7년 위니까 낼모레 칠순인데, 실효성에 의문이 가기 때문이었다.
지인의 대답이 걸작이다.
“난 앞에 이루어야 할 뭐가 있어야. 살아있는 것 같아.”
그는 자격증을 따서 무슨 일을 하는 것보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집중하는 그 자체에 더 의미를 두고 있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결과보다는 도전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제까지 목표에 따른 좋은 결과를 위해 살아왔다.
즉, 과정보다는 결과에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제는 결과에 집착해야 할 이유도 없고, 결과에 매몰된 멋없는 삶을 살고 싶지도 않다.
그런 이유로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다양한 취미생활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글쓰기는 물론, 버킷리스트에 적어놓은 몇 가지 취미에 대한 새로운 시도 말이다.
토요일 어느 날, 근무지로 가기 위해 탄 지하철은 한산해서 자리에 앉아갈 수 있었다.
매일 브런치 글을 읽으면서 오갔는데 눈이 피곤한 것 같아 핸드폰을 덮고 잠시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마자 아내가 넌지시 던졌던 말과 과정에 무게를 두고 도전하고 있는 지인의 말이 교차로 떠오른다.
나라는 인간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아내가 진중하게 건넨 말이라 신경이 많이 쓰인다.
문제는 ‘나도 그 지인처럼 결과와 관계없이 과정을 즐기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한 정거장만 지나면 내려야 할 때쯤 다른 자격증에 도전해 보기로 생각이 정리되었다.
단, 자격증을 따야 할 시기를 제한하지 말고 글쓰기는 지속한다는 조건을 달기로 했다.
그 지인처럼 그냥 과정을 충실하게 즐기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생각이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이다.
나의 미래 모습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래도록 현역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걸 위해 도움이 되는 방향은 자격증 도전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조급증으로 모든 걸 잃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
20년 후, 해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오늘 행동하기로 하자.
우리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을 할 것인가?,
왜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