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때 어떤 느낌이었어?
안녕하세요, <안부 프로젝트 : 엄마 자서전 쓰는 법>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이 시리즈는 앞으로 30일간, 누군가가 살아온 생의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싶은 분들을 위한 가이드입니다. 이 글의 제목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엄마 자서전 쓰는 법>으로 정했지만, 그동안 묻지 못했던 '안부의 기록'을 쌓아가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안부 프로젝트>라 이름붙이게 되었습니다. 혹시 프로젝트에 참가하길 원하신다면 누구든 연재되는 글을 읽고 차분히 실행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오늘은 <안부프로젝트 : 엄마 자서전 쓰는 법>첫 번째 시간입니다.
앞서 프로젝트 참가신청을 해주신 분들께 ‘기록을 토대로 한 결과물’에 관심이 있는지 여쭈어 보았는데요, 그 답으로 많은 분들이 결과물을 만들어 간직하거나 선물하고 싶다고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부담을 갖지는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이 활동이 하기 싫은 '글쓰기 숙제'가 되길 바라지는 않으니까요. 30일 여정의 끝이 꼭 인쇄된 결과물이 아니더라도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분량이나 형식의 제한도 없고요. 30일 동안 쌓인 기록 그 자체로 의미있는 ‘결과물’이 되어줄테니까요.
이 프로젝트에는 기록자와 안부수신자가 등장합니다. 기록자는 매일 안부수신자에게 안부를 묻고, 그 내용을 기록하는 역할을 하게됩니다. 안부 수신자의 말과 행동이 기록자에의해 기록됩니다. 기록자의 의도에 따라 안부수신자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기록의 유무'를 알수도 모를수도 있어요. 몰래 기록을 모아 '서프라이즈 선물'을 선사할 수도 있겠고요.
이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는 엄마가 쓰던 육아일기나 산모수첩에 대한 기억에서 출발했습니다. 또렷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제게도 산모수첩 같은 게 있었는데요, 엄마가 쓰고 주인공은 아마 '저'였겠죠? 제 이야기와 사진이 가득 했을거예요. 그렇다면, 이제 내가 엄마를 향한 엄마일기 같은걸 써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직접 필자가 되어 엄마의 자서전을 쓰거나, 인터뷰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명한 사람들을 보면 직접 자서전을 쓰거나, 살면서 가까이 지냈던 누가 써주기도 하고, 유명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매체에 싣기도 하잖아요.
엄마를 향한 기록이 아니라도 좋아요. 엄마는 물론이고, 아빠나 할머니, 할아버지 등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과 안부’가 궁금하다면 누구라도 괜찮아요. ‘나’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안부수신자를 ‘나’로 정하고 스스로 대답해보는 기회를 가져봐도 좋겠습니다.
짐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라는 영화를 기억하시나요? 평범하게 살던 어느날, 자신의 삶이 가짜임을 깨닫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 인데요. 많은 관객들이 주인공의 세상이 그저 '볼거리’에 불과했다며 충격을 받기도 했고, 또 몇몇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혹시 내 인생도 가짜는 아닐까?’하고 상상하기도 했다지요.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했어요. 내가 주인공이 되는 쇼. 나에게도 이런 스토리가 존재할 수 있을까? 하고요. 중학생시절 어떤 영화를 보면서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우리 인생도 누군가 저렇게 예쁘게 담아준다면 참 좋겠다. 하고요. 평범한 우리들(저와 제 친구들)을 누가 그렇게 멋지게 찍어줄수 있을까? 하고 상상한거죠.
시간이 흐르고, 놀랍게도 유튜브(youtube)가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되면서 내가 주인공인 영상을 만들고, 기록하는건 아주 쉬워지더라고요. 이렇게 영상은 물론이고, 누구나 마음먹으면 책 한권에 인생을 담고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세상이 온거죠. 물론 20여년 전에도 불가능했던 것은 아닙니다만, 이렇게 쉽고 간단히, 누구나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답니다.
<트루먼 쇼>에서 꽤 멀리까지 왔네요. 마음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이 왔지만,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시청자(구독자)에게로 전하는 일, 글을 쓰고 출판하는 일까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되니 참 좋더라고요. 아주 가끔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요.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혼자서 시작해보기는 쉽게 해내기 어려운 일도 많더라고요. 그게 제가 이렇게 프젝트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이제 아무도 남겨주지 않는, 남겨줄 수도 없는 시간의 기록을 남기려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누군가 살아온 시간의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보세요.
저는 이제부터 이 가이드를 통해, 매일 안부수신자에게 전달될 질문을 제안해드립니다. 그대로 질문하셔도 좋고, 비슷하거나 사정이나 형편에 따라 완전히 다른 질문으로 바꾸어도 좋습니다. 오늘은 나의 안부수신자를 설정하고, 첫번째 질문을 전해보는 날입니다. 대화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셔도 좋고, 자신의 말을 덧붙여서 500자 정도의 글로 작성해 보시는 것도 추천하고싶습니다. 말로 나눈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적고, 놓치고 싶지 않다면 휴대폰의 녹음기능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니 활용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간단 미션>
나의 안부수신자는 누구입까?
어떤 형식으로 기록하길 원하시나요? (있는 그대로의 말을 담은 인터뷰 형식? 안부수신자의 답을 토대로 한편의 글을 써 내려가는 방식? 아니면 또다른 방식?)
<오늘의 안부질문>
"엄마, 고등학생때 꿈은 뭐였어?"
(너무 짧게 대답하셨다면, 이유도 여쭤보세요)
* 편의상 앞으로 '안부수신자'는 '엄마'로 칭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