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찍고 그리고 맛보고
안녕하세요, 안부 프로젝트 두 번째 날입니다!
오늘은 엄마 자서전을 만들기 위한 기록의 방법으로, 듣고, 쓰는 방법말고 몇 가지 더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앞서 녹음 기능을 활용해보라는 팁을 드렸었는데요, 모두 기억하고 적을 수 없으니 추후 조금 더 정확한 내용과, 말하는 이의 의도를 의도를 왜곡하지 않기 위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어 추천드렸어요. 이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는 '말을 글로'남기는 프로젝트인데요. 덧붙여서 이런 시도는 어떨까요?
- 그림을 그려서 기록하거나
- 사진을 찍거나
- 영상으로 만드는 방법
1.
그림으로 기록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오늘의 엄마 모습을 간단히 드로잉으로 남기거나, 엄마가 직접 그린 엄마의 모습도 좋겠습니다. 혹시 멀리 계시다면 사진을 부탁드린 다음 그것을 보고 그리는 것도 좋고요. 현재의 모습 말고, 안부 질문과 관련된 과거 엄마의 모습이 등장하는 것도 좋겠죠? 이 책처럼요!
<그때 우리 할머니>는 동양화와 미술사를 공부한 손녀가 할머니의 시간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책입니다. 할머니의 시간들이 그림과 사진, 편지로 등장합니다. 이런 결과물을 상상하신다면 이 책을 참고해보면 좋겠습니다.
저도 몇 년 전, 엄마와 외할머니가 찍은 사진은 처음으로 그려봤던 기억이 있었는데요, 멋지게 그리진 못했지만 볼 때마다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져서 좋더라고요. 그림으로 남기고 싶긴 한데, 그림에 자신이 없다고요? 괜찮아요. 간단한 드로잉도 충분히 좋아요. 사진을 그림으로 남겨보고 싶다면 반투명한 트레이싱지를 사진에 대고 그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인쇄물로 만들 때는 스캐너를 활용하면 되고요)
2.
그림이 좀 번거롭다면 사진을 찍어서 기록하는 것도 좋습니다. 매일 같은 모습인 것 같지만, 30일간 조금씩 다른 모습이 찍혀서 기록되는 일도 멋지지 않을까요?
미국의 사진작가 다이크먼은 1996년부터 2017년까지 20여 년간 부모님의 사진을 기록했습니다. 배웅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죠. 부모님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부끄러워하셨지만, 매일 같은 시선으로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 사진들로 “헤어짐과 배웅(leaving and waving)”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고요. 한껏 꾸미고 찍은 자신만이 가치 있는 건 아닌 것 같죠? 흐르는 시간 속에서 찰나를 붙잡을 수 있다면, 그건 아무래도 사진뿐인 것 같아요.
3.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기록법은 '영상으로 기록하기'입니다. 박막례 할머니를 아시나요? 유튜브를 즐겨보지 않는 사람도 한 번쯤은 그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는 평범한 할머니에서 이제는 “Korea Granma”가 되었어요. 이제는 무려 1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의 스타죠. 그 시작은 손녀가 올린 몇 개의 영상이었죠.
박막례 할머니처럼 유튜브 스타를 꿈꾸라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스타이니만큼 가끔은 특별한 사건을 담은 영상들도 있지만, 대부분 영상 속 박막례 할머니의 일상은 평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안부 수신자의 평범한 일상도 영상 담아보면 어떨까요? 유튜버가 아니고서야 내 일상이 영상으로 담아지는 일은 ‘웨딩촬영’ 정도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프로젝트를 핑계로 엄마의 날들을 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안부 질문에 답변하는 영상을 담거나, 가까이 계시다면 종종 일상의 한 부분을 영상으로 기록해보세요. 글이나 사진과는 다른 생동감 넘치는 기록이 되어줄 거예요.
사진이나 그림으로 기록한 것은 글과 함께 배치한다면 더 풍성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상으로 기록한 것은 유튜브 등에 업로드하고, QR코드를 만들어서 책에 담는 방법도 생각해보세요. 핸드폰만 있으면 언제든지 영상을 틀어 볼 수 있으니까요. (혹시 QR코드를 활용하고 싶은 분이 계시면 알려주세요, 만드는 방법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의 안부 질문
"엄마는 힘들 때 주로 어떻게 위로를 받아?"
(혹은 "어떤 위로를 받을 때 힘이 나?")
(본 게시물에 저작권 등의 문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