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는 이렇게 산다.

[다른방향] 프리랜서 강사, 방문미술 선생님이 되었다.

by K써니

나는 여전히 강사다.


이런저런 일들로 20대 초반 이후 30대 초반까지 머나먼 길로 길게 돌아서 왔고 잠시 휴지기도 가졌었다. 그렇게 돌고 돌아 여전히 강사를 한다. 물론 대단한 일이 아니기에 언제고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랬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이기에 나는 자꾸 그 자리를 맴돌았다. 그리고 지금은 프리랜서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찾아보기로 했다.


시작 그리고 막막함이 눈 앞을 가렸다.


사실 미술강사 일을 하며 방문 미술을 그다지 추천하지 않았다. 재료의 한계, 공간의 한계, 혹은 함께 할 수 있는 협동작을 생각했을 때 등 여러 부분을 따졌을 때 여간 환경적으로 좋지 않다. 누구나 써봤듯이 물감이라는 것은 어디로 튈지 모르고 미술의 재료는 한계가 없이 다양하기에 짊어지고 다닌다면 그 한계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극복하고 더 멋진 수업을 하시는 분들은 아주 많을 테고 개인 차량이 있다면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되랴. 하지만 나는 차가 없고, 심지어도 면허도 없는 뚜벅이기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상황이 그리고 누군가 밑에서 계속적으로 하기엔 내 몸을 너무 혹사했기에 나는 그 길을 조금 벗어나 보기로 했다. 하지만 시작도 쉽지가 않더라.


온라인 강의도 생각해보고 다양하게 생각을 하지만 역시나 안 하던 것을 하려니 쉽지가 않았다.


생각의 전환이라는 게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항상 살던 것에 안주하는 것이 인간이기에 나도 그것에 맞춰 보편적으로 살아왔고 살아가려고 하더라. 그러기에 시작이 너무 두려웠다. 하지만 사람이 궁지에 물리면 무엇이든 못하겠냐는 생각이 문득들 때가 있다. 그럴 때가 한 번씩 오는데 이번에 그런 때였던 것 같다. 그리고 전에 알고 있던 앱을 찾아서 막무가내로 그냥 결제를 했다. 평소에 그렇게 생각이 많고 실천이 약한 나에게 가끔 오는 충동적인 지름.


때가 온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코로나 19로 인해 일을 했어도 무일푼으로 장기간을 쉬고 나니 뭔가 다른 방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방향을 바뀌면 또 다른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막상 지르고 나니 다음이 문제더라.


프로필을 작성하고 앱에서 알려주는 수강자에 따라 가격을 넣고, 몇 번을 제안서를 넣다 보니 근데 뭔가 불합리하다? 무작위로 오는 것에 무조건 제안 가격을 넣는데 경쟁률이 만만치가 않더라. 거기에 대화를 한 번도 못해보게 막혀있는데... 무언가 잘 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이라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수강자의 의도와 어떤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것인데 대화 한 번 못 하다니? 허허 쓴웃음이 났다. 그리고 열심히 찾아봤다. 이미 결제는 했지만 수습이 필요해 보였고, 앱이 잘 못 되었음을 뒤늦게 느꼈다. 아....... 이러니 연결이 안 되었구나 싶어 마음을 비우고 프로필이나 더 정확히 쓴 후 그냥 결제한 돈은 날리는 샘치고 해보자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연이 닿으려 했을까? 첫 번째 제안을 내가 넣어고 바로 상대편에서 대화를 요청해왔다.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고 일정도 잡았다.


아싸! ㅎㅎㅎ


드디어 무언가가 되려나?


처음으로 시도한 것에 뭔가를 얻은 느낌에 마냥 설레었다.


항상 무언가 나만을 비껴가는 기분이었는데 오랜만에 행운이 다가오는 느낌이었기에 더욱 설레었던 것 같다. 연락처를 주고받고 성사되어 실제로 테스트 수업을 하기까지 사실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테스트 수업이 있고 다음이 이어지면서 소소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었다. 소소하지만 그렇게 나는 프리랜서 강사가 되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언젠가는 나의 자리를 만들 수 있을 때까지 천천히 이 길을 살펴보며 걸어가 보기로 생각했다.


그리고 또 다른 다음을 준비하려 한다.


하나를 이뤘으니 다음도 되지 않을까?


내가 가진 능력을 어딘가에서 발휘할 그런 것이 찾으면 다 있으리라.


이 글을 통해 스스로 또 다짐해본다.


하나를 하고 조금은 나태해진 지금의 나에게 새로운 채찍질이 되길 바라며,


프리랜서로서 새로운 길을 조금씩 열어보자.


자꾸 머물러 있기에는 자꾸 멈춰버리기에는 시간이 너무도 소중하니 조금씩 걸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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