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어려웠던 아침시간

[아침기상] 오늘도 스스로 눈을 떴어.

by K써니

요즘은 해가 뜰 무렵 스르르 눈이 떠진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시작일 시간들.


아른 아침 기상이 나에게 어렵다는 것을 20대가 되어 혼자 살며 알게 되었다. 아니 그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상황이 그리고 어쩔 수 없이라도 일어나야 했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어릴 적부터의 기억을 떠올리면 나는 오감자극에 무척 예민한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한방에서 가족과 우글우글 모여서 자야 했고, 나의 공간 혹은 나의 시간은 철저히 배제되어 그냥 어쩔 수 없이 그들과 머물러야 했다. 그래서 늘 내가 깨인 건 자의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침부터 부스럭거리는 소리, 부모님의 짧은 대화에 나는 스르르 눈을 떴을 것이다. 그래서 어린아이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아침잠이 없는 아이였다.


조금 성장 후에는 엄마가 아침 6시부터 장사를 하셨고 그에 맞춰 나의 스케줄도 돌아갔다. 초등고학년이 12시에 자서 아침 6시쯤 눈을 뜨고 겨우 눈을 더 붙이면 7시쯤 기상이 나의 루틴이었다. 언니오빠들은 절대로 꼬이지 않는 시간 나는 부모님이 부산히 움직이는 것을 보았고 그리고 그 소리에 안 들은 듯 모른척하지만 이미 깨어 부모님의 대화를 듣고는 했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 기숙사에서도 가장 늦게 자고 또 기상시간에는 맞춰 일어났던 아이였다. 그래서 낮에 쉬는 시간에는 놀기보다 쉬는 것을 선택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과정을 지나가보니 나는 아침이 매우 힘든 사람이었는데 환경에 의해서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회사를 다닐 때 특히 그게 드러났다. 아침에 뭘 해도 의욕이 생기지 않았고, 바쁜 거는 알지만 누군가 말 거는 것도 불쾌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오후 쯤되면 정신이 돌아오고 그때부터는 생기가 더 해졌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눈도 반짝 빛났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일에 집중력이 늘었다.


여기에 더해 나는 사람들의 소란스러움이 싫었다. 소리에 예민하다 보니 누군가 움직이고 스쳐 지나가는 그런 것도 불편함을 느꼈었다. 하지만 늘 내 주변은 소란스러웠고 늘 듣고 싶지 않은 소리들을 들어야 했다. 음악소리도 때때로 소음이 되는데 하물며 어릴 때부터 내 주변은 얼마나 시끄러웠을까 싶다. 자동반사적으로 누군가의 말에 대답을 하기도 하는데 그것도 이런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너무 잘 들린다. 세상의 소리가.


그러던 나에게 다시 아침 기상이라는 건 너무 무리인 일이 아닐까 싶지만 요새는 나도 모르게 눈을 뜨고 또 하루를 시작한다.


아직은 몽롱한 시간이지만 조금은 기운이 차려졌고,


아직은 머리가 맑지는 않지만 간단히 스트레칭도 해줬고,


아직은 뭐가 정리가 되지는 않지만 이렇게 글도 쓰고 있다.


아침에 고요함도 좋고 아침에 듣는


좋은 음악들도 좋고


짤막하게 나누는 대화들도 좋고


가끔 끄적이는 그림시간도 좋고


그래 이게 필요했다.


대단한 무언가를 위한 것이 아닌 오롯하게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었기에 이 시간을 지켜내고 싶다.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는 노력에 오늘도 나는 성공했다. 그리고 또 이어가리라 다짐해 본다. 무한 반복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그 상태이길 바라며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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