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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빌더 연애스토리 8편] 맛집을 같이 가는 사이]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는 사이]




맛있는 음식은 내 인생에서 그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적이 없었다. 대학생 시절, 그저 소주 한 잔 하기 좋은 안주면 더 좋은 수준이었다. 그러니까 과자 안주만 아니면 충분했다. 그래야 그 다음 날 컨디션이 더 좋으니까.



음식은 그저 식단과 같았다. 닭가슴살 볶음밥, 우둔살, 회, 계란, 고구마, 감자, 각종 야채가 좋은 음식이었다. 맛있다기 보다 마음이 편해지는 음식들이다.



이제는 좀 다르다. 내 행복만이 내 행복이 아니니까. 여자친구가 행복해하면 내가 행복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제 나는 더 많이 행복할 수 있다. 그녀가 웃을 수 있는 일에 나도 웃을 수 있고, 내가 웃을 일에도 역시 웃을 수 있으니까.


사실 데이트할 때 대부분은 그녀가 나의 식단에 맞추어 주었다. 열 번중 아홉 번은 거의 다이어트 식단을 같이 했다.


그러다 한 번씩은

'돈까스 먹자! 아, 이런 음식 잘 안 먹지?'


'아냐. 없어서 못 먹지. 좋아해!'


돈까스는 사실 거의 먹지 않는다. 맛이 없어서 라기 보다도, 먹으면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해야 하니까. 힘드니까.



‘너무 맛있다~어때? 맛있지?’ 여자친구가 웃는다. 예쁘다. 사실 돈까스든 삼겹살이든 곱창이든 그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유산소 운동이 힘들고 말고 까짓 것, 좀 하면 되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웃는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돈까스는 매일 먹을 수 있다.


한참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내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이유는 ‘그녀가 웃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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